중년으로 사는 연습 13. 무게(1)

중년으로 사는 연습

by 이진은

중년으로 사는 연습 13(1)

무게


삶의 시공은

흘러간 세월만큼 작아졌고

생활의 무게는

작아진 만큼 더 무거워져서

시간을 지키는

생활의 문지기가 되어간다.


고통이

잘게 쪼갠 시공을 생활로 만든

인연의 크기만큼인

슬픔과 사랑이 자연스럽게

세월 속으로 흐르게 될 때


참아낸 가슴앓이 만이

옹이 같은 흉으로 남아

처음 그 모습으로 서 있게 하고


너는 너답게 나는 나답게

이면에 남겨진 시간까지 돌보며

우리가 우리답게

잠깐의 기쁨으로 함께

생활의 무게를 감내하다 보면


이 여행을 즐겁게 지속해야 하는 이유가

소소한 즐거움에서 보게 되는

나이 드는 한적함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리라.


“아직도 멈추지 않았으며, 길 위에서 내가 갈 곳을 향해 가고 있고, 나침판과 지도를 들고 빛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두려움으로 떨고 있지만 빛이 있는 곳까지 걸어가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믿고 있다. 그리곤 끝내 빛이 나타나지 않아도 빛이 남아있으리라는 믿음이 나를 계속 걷게 하고, 손에 든 나침반이 방향을 잡게 할 뿐이다.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어두움으로 오는 시간의 무게는 지속적으로 반복되겠지만 그 속에도 잠깐의 행복이 나를 존재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