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으로 사는 연습
중년으로 사는 연습 22(1)
유배
삶의 절정 뒤 한 중턱에서
숙명 같은 생활을 메고
넘어온 봉우리를 돌아보면
정상에 걸친 푸른 하늘 구름 한 점이
계절의 변화처럼 떠있고
유배된 벅찬 생활을
여유라는 이름으로 가리고
희망이라는 거짓이
참이 될 때를 기다렸다.
중년의 원죄(原罪)는
절정이 준 희열만큼의 허무를 겪는 것이지만
생활을 참고 새로움으로 격을 세우고
가만가만 걸어서 내려가는 시간을
멈추지 않는 것으로 길을 열어
유배지 같은 계절이
평화로운 채로 지날 때
새로운 운명을 만들 자리를
찾아내었다.
“청춘시절이 지나고 오십 중반 즈음, 생활의 한자리가 꽉 막혀 답답함으로 가득 차 있을 때, 다산과 신영복 선생의 생애를 되짚으며, 운명처럼 다가온 유배를 답답하지 않게 헤쳐 나가는 것이 중년임을 스르로에게 인지시켰었다. 다만 계절은 변하기 마련이고 시간이 멈추지 않아서 유배라 이름 붙인 길을 끝낼 수 있었고다시 사는 행운을 겪고있다. “
사진-최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