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으로 사는 연습
중년으로 사는 연습 46
여우동네
마음의 시야를 따라
걸어야 하는 푸른 숲이
앞서간 너를 따라 간 오솔길 끝
하늘 위로 여우구름 둥실 떠오르고
빗방울이 햇살과 함께 쏟아진다.
멀리 어두운 숲 속의 여우는
뒤를 따라 걷는 나를 보고 있었고
여행자의 호기심이
이국의 정원을 동화의 나라로 만들면
너와 공유하고 싶은 공간이
멀리 보이는 해바라기와
동화 속 바람을 따라 산들거린다.
여행자의 휴식은 바람을 따라
사박사박 소리가 나는
굵은 모래 깔린 길을 걸으며
여기가 어딜까라는 물음표를 지우고
되뇌이게 되는 말
사랑해...
잊지 못할 모퉁이를 돌며
기억해야 하는 사람으로
남아지기를 기도하고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잠시 쉬어갈 정거장이 되었으면
구름 가득한 햇살사이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마음을 타고 네 발끝에 떨어져 흘러가고
멀리서 회색 여우가
나를 바라보며 서있는 풍경 속으로
나는 또 사랑해를 되뇌인다.
“2019년 베를린 보타닉 가든을 방문했던 때였던 것 같다. 온실을 나와 조용한 정원을 걸으며 만난 여우 한 마리를 동화 같은 세상속에서 마주했다. 50대 중반 30여 년 만에 다시 돌아본 독일은 여전히 다정한 나라였고, 동화같은 나라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