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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은 Oct 12. 2024

중년으로 사는 연습 100. 가을 색

중년으로 사는 연습

중년으로 사는 연습 100.

가을 색


여우비 하나가 푸른 창공 바람을 따라

둘셋으로 날리자

여름 끝 자락이 붉은빛 단풍을 따라

여행을 떠나고


푸른 은행잎이 누렁색으로 차올라

한적한 길을 가득 채우면

이름 모를 외딴곳까지

달이 채워지듯 다가오는

형형색색이 그림자 커지듯 번지는 계절


바람 따라 떨어진 낙엽이

황금빛 물결이 되어

눈부신 푸른 하늘 사이로

시원하게 퍼져나가면

마음 한구석 옆에 둔 사랑이 그리운

가슴이 따스하게 살찌는 계절


나뭇가지 사이로 번지는 풍요로운 햇살이

가슴 가득 부서져 차오르는

풍요로운 계절


우리가 사랑할 수밖에 없지만

점점 짧아져 가는 계절.


“태풍이 지나고 나면 잠시 또 다른 여름이 오곤 했지만, 이젠 그마저도 없이 날씨가 추워져 간다. 그래도 아직 이 계절이 남아있고, 지켜지는 순리처럼 끝에는 겨울이라는 계절이 와서 순환은 다시 시작되고, 우리는 나이 들어간다. 그렇게 계절이 세월로 바뀌어 흐르지만 가끔은 똑같은 듯 특별한 계절로 겪는 때가 있고, 그래서 세상이 살고 싶어 지고 ‘사랑해~’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날들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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