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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으로 사는 연습 60. 12월의 소회(所懷)

중년으로 사는 연습

by 이진은

중년으로 사는 연습 60.

12월의 소회(所懷)


시간 속 한결같은 흐름이

초승달에서 스물네 번째 달로

겨울 속으로 녹아들어 채워지는 것처럼


사람의 생애도 겪어내어야 하는

반복되는 체험이 쉼 없이 이어져


어제에서 온 경험이

내일 속 반복되는 오늘이 되어

희로애락을 새겨 넣은

미래에 대한 의지가 되었고


시간을 길게 오래 보는 법을

몸으로 익히며 살아내야 하는

중년 어느 열두 번째 달의 소회는


이루고 싶고 가지고 싶은 욕망 중에

욕심을 덜어낸 욕망의 의미를

남은 생활 중에 채워 넣는 것이며


오늘 속에 보이는 좁은 틈을 뚫기 위해

광기 같은 열망은 자연스레 덜어내고

미래를 향한 열정으로 바꿔내어야 하는 것이며


그렇게 남은 생애는 반복되는

새로운 길을 걷는 듯한

훈장 같은 환희가 평화로운 평범함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것이다.


“어느새 50대 중후반에 맞이하는 또 다른 12월이다. 철없던 시절이 지나고 40대에 낳은 막내가 나를 부모로 만들었고, 사람살이를 조심조심하게 하였다. 누구나 사랑할 수 있지만 사랑도 주어진 만큼만, 네가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 서로서로 주고받아야 하는 것을 알게 된 시절을 살아보니 내가 참으로 행복한 시절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오래도록 한 곳을 바라보며 살고 있어도 아직도 여기는 어디쯤일까를 걱정하며 사는 것이 인생이듯이 지금은 남겨진 열정을 찾아 가슴에 새기며 살아가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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