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중년으로 사는 연습 116. 진실

중년으로 사는 연습

by 이진은

중년으로 사는 연습 116

진실


하나에서 하나를 빼내면

남은 것이 없게 되지만

너와 나로부터의 시작은

너에게 준 것을 제하고 나면

나에게 남는 것은

아프지 않게 빠진 것과

행복하게 더하여진 것이 남아있다.


너와 나로부터

조금씩 멀어져 가는 세상살이가

흉터 같은 옹이로 남아있지만

아직도 흐뭇한 미소로 남은 것들이 있어


처음 마음을 둔 곳으로부터

세상살이에 떠밀려 어디쯤에 와있을 내가

너는 어디쯤에 서 있을지를 가늠하며

우리가 함께서 있을 수 있는 곳이 있고

가장 가까이 서있을 수 있어서


멀어져 버린 듯한 현실을 들여다보며

우리는 가끔씩 허무해지겠지만

마음을 다시 모으고

서로의 반쪽인 생활이

행복할 수 있도록 살아가며


주변을 서성이지 않고

남은 세상의 의미를 찾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이름을 꿈꾸어 본다.


그리고 다시 잠을 깨고 나면

여기가 어디쯤인지 둘러보고

너의 두려운 것 아픈 것을 먼저 챙겨

우리의 길을 함께 또 가다 보면


언제나 우리가 곁에 있다는 진실이

서로를 잊고 않고 살아가게 할 것이고

남은 시간을 또 걸어가면 된다.


"가까이 있는 너를 사랑하고 있다는 나로부터의 자위가 우리 거리의 시작이었다. 잠을 깬 어느 아침 눈을 뜨고, 혼자인 것에 허전해져 목청을 가다듬으며 너를 부르고, 혼자가 아닌 것과 너와 우리가 옆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하여 이방 저 방의 문을 열고 나서야 나는 어느 날처럼 행복해진다. 진실은 잊지 않고 우리를 살아간다는 것이다. “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