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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으로 사는 연습 116 진실(0)

진실

by 이진은

중년으로 사는 연습 116
진실

하나에서 하나를 빼내면
남은 것이 없는 것처럼

너와 나로부터의 시작으로
너에게 준 것을 제하고 나면
나에게 남는 것은 더하거나 빼도
아프지 않았지만

너와 나로부터
조금씩 멀어져 가는 세상살이가 흉터로 남아
피고름이 아직도 멈추지 않는다.

처음 마음을 둔 곳으로부터
나는 세상살이에 떠밀려 어디쯤 와 있고
너는 어디쯤에 서 있었는지 가늠하며

가장 가까이 있으며
멀어져 버린 듯한 현실을 들여다보며
마음을 다시 모으고 나는 더 슬퍼졌지만

너의 반쪽인 생활
곁에 있는 진실은 여기에 둔 채
멀리서 주변을 서성이며
우리를 찾아 헤매다 지쳐
이제서 아무렇게나 스러러 잠이 들면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게 새겨진 이름을 꿈꾸다

잠을 깨고 나면
여기가 어디쯤인지 둘러보고
너의 두려운 것 아픈 것을 먼저 챙겨
우리의 길을 또 가겠지만

언제나 우리가 곁에 있다는
진실을 잊고 살아가지 않기를
온몸으로 기도해가며
남은 시간을 다시 걷는다.

"가까이 있는 너를 사랑하고 있다는 나로부터의 자위가 우리 거리의 시작이었다. 잠을 깬 어느 아침 눈을 뜨고, 목청을 가다듬으며, 주변을 돌아 혼자인 것에 놀라, 혼자가 아닌 것과 너와 우리가 옆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하여 이방 저 방의 문을 열고 나서야 나는 어느 날처럼 행복해진다. 진실은 잊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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