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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으로 사는 연습 118. 천상병

중년으로 사는 연습

by 이진은

중년으로 사는 연습 118.

천상병


현실 속 꿈은 여전히 갇혀있지만

우리는 당신과 같은 꿈을

꾸고 싶어 합니다.


집으로 돌아간 당신의 소풍은

아직도 여전하신지요.


선생의 꿈이 현실이 되어

사랑이 하늘로 이어진

당신의 소풍이

유명한 그 막걸리와

고고한 싯구로 함께 떠오르는 건

당신으로부터 시작된 미지의 꿈이

여전히 그립기 때문이겠지요.


당신의 등불이 켜지는 날이면

당신이 오래된 시 속에서 깨어나고

저는 그 빛을 따라

선생의 하늘집 풍요로운 꽃밭 속에서

잔잔한 음악 같은 술향기를 느끼며

피곤한 하루가

소풍의 일부라 생각할 만큼

죽음도 두렵지 않을 만큼

행복해집니다.


“퇴근 시간 쏟아진 눈이 가던 길을 멈추게 하고 잠시간 길 위의 눈을 감상하며 생각나는 사람이 왜 천상병 선생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참으로 행복한 밤이었고, 함께 떠오른 이름이 천상병이었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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