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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으로 사는 연습 119. 무궁무진 봄.

중년으로 사는 연습

by 이진은

중년으로 사는 연습 119

무궁무진 봄.


스산한 봄비 사이로

나른한 햇살이 나리고

꽃망울 모여 겉잎이 풀리면

햇살이 필요한 천연의 색이 열려고


봄에 피는 아지랑이 따라

양지바른 곳의 노랑 개나리와 분홍 벚꽃이

높은 바람 속 하얀 목련이

세상의 희망 같은 설렘이 될 때


이 꽃을 내년에 또 보겠냐는 연민은

그리움이 되어 매년

가슴 가득히 소담한 꽃으로 피었고


사람의 사랑으로 이어온

남겨진 미소가

변덕스러운 봄기운 속에서도

이미 늦어버린 봄 찬바람 그치고

따사로운 꽃바람으로 날리도록


무궁무진 봄

하늘하늘 생명으로 되살아나서

천지창조 싱그러운 햇살을 따라

너울너울 세상살이 그 해 그 봄이 되어

새로움으로 또다시 번져가고


봄은 시간을 따라

공간을 따라

마음을 따라 무궁무진​

언제나 같은 듯 다른 모습으로

나 살아있음을 깨닫게 한다.


“지인의 사진 속 빗방울이 맺힌 할미꽃이 가슴에 와닿았고 그는 봄이 무궁무진하다 했다. 계절은 시간의 변화를 따라 당연히 오는 그런 시간의 흐름이라 생각해서 여전히 매년 같은 곳에 같은 꽃이 그즈음의 분위기로 핀다고 생각했었다. 10여 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병원을 나오시며 이 꽃을 내년에 또 보겠느냐고 되뇌시던 말을 돼 새기면서부터 봄이 달아졌다. 나이 들면서 다시 지켜보는 봄은 시간을 따라 공간을 따라 내가 보고자 하는 마음을 따라 무궁무진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시 온다. 봄은 가슴으로 맞이해야 한다. 내가 살아있음을 깨닫기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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