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떠나 줄 건가요?

당신, 목소리가 필요한 밤

by 승하글

목적지는 정해져 있지 않아요. 그저 떠나고 싶은 마음만 있을 뿐이에요. 어디로 갈지 몰라요. 바다로 산으로 강으로 넓은 들판으로 우리가 기도했던 성당으로 종소리가 듣기 좋았다던 어느 암자가 될지도 모르죠. 뭐가 이리 많아요. 뭐가 이렇게 우리 함께한 곳이 많은 건가요? 지금 당신은 어딘가요? 아니, 사실은 어디인지 이미 알고 있어요. 알고도 물어보는 거예요. 그냥요. 당신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요.


하지만 말이죠. 아무리 물어도 아무리 불러도 돌아오는 건 울음 가득한 내 목소리 뿐이네요.


다시 한 번 물어보겠어요. 같이 떠나자고 하면 떠나 줄 건가요? 바다로 산으로 강으로 넓은 들판으로 우리가 기도했던 성당으로 종소리가 듣기 좋았다던 어느 암자로 말이에요.

이전 07화내 유일한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