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 대해 생각해보기
술만 먹으면 떠벌리는 나만의 이론이 있는데
인간의 자아를 크게 3가지로 분류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나는 심리학자도 뭣도 아닙니다만,)
A. 되고 싶은 나
B. 내가 생각하는 나
C. 남이 생각하는 나
A. '되고 싶은 나'란 말 그대로, 이상적으로 꿈꾸는 내 모습이다. 부자일 수도 있고, 화목한 가정의 아버지일 수도 있고, 뒤돌아볼만한 미인일 수도 있다. 지금과는 다른 ideal한 나이기 때문에 보통은 지금의 나 자신과 같을 수 없다.
B. '내가 생각하는 나'는 현재의 내 모습이다. 내가 가진 것과 가지지 못한 것, 가까운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지금의 나를 이루는 많은 것들을 토대로 판단하는 나 자신.
이때 재미있는 것은 A의 되고 싶은 나를 살짝살짝 섞어가며 스스로를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C. '남이 생각하는 나'는 사실 스스로 제대로 알기는 몹시 어렵다. 곁에 좋은 친구가 있지 않은 이상, 내가 남들 눈에 어떤 식으로 비치는지 알 수 없을뿐더러, 친구에게 듣는다 하더라도 그건 그 친구의 주관적 생각일 뿐 일관된 사실은 아니다. (사실과 진실은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들이 공통분모로 여기는 나에 대한 어떠한 부분은 존재할 것이며 '남이 생각하는 나'라는 것은 바로 그 공통분모에 대한 것이다.
흥미로웠던 생각은 이 세 가지 자아가 서로에 대해 가지는 갭(gap)이다. 최대 갭이 10이고 최소 갭이 0이라고 가정할 때, 예컨대 나의 경우에는 A와 B의 갭이 6 정도이고, B와 C의 갭이 3 정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A와 B의 갭은 줄여나갈 수 있지만, B와 C의 갭은 영원히 줄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렇게 스스로의 자아를 나누어 생각하면 자기 자신이 어떠한 타입의 인간인지를 느끼게 된다. 언젠가는 A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며 꿈꾸는 대신에, 영원히 나는 완전히 이해받지는 못하리라는 슬픔에 빠지게 된다. (좋은 건가?)
사람마다 그 갭은 다르겠으나, 최악은 자기만의 B, C가 어떤지를 모르는 사람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A와 B의 갭도 5 이상이며, B와 C의 갭은 거의 10에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본인은 자신의 ABC 사이 갭이 몹시 좁고 (0에 가깝고) 그 절대적인 레벨 또한 A 만큼이나 높다고 생각하는 오만방자함을 지켜보자면 안타까울 정도로 꼴 보기가 싫다. (그 사람이 이 이론에 대해 생각하든 말든 그러하다)
그렇다, 이 이야기는 몹시 싫어하는 한 인간을 보며 생각하게 된 이론이다.
그에게 알려주고 싶다. 당신의 A가 얼마나 높든 나는 관심도 없으며, 당신의 B는 형편없이 낮은데 더욱 슬픈 일은 C도 그와 같아서 모든 이가 당신을 질적으로 낮게 평가하고 있다고. 아주 고급스럽고 우아하게 편지로 써주리라.
* 지난 일요일에 재탕 발행을 한 바람에,
오늘을 일요일로 상상하고 발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