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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이 닿는 데로

제주 동쪽 드라이브

by Eugene


날이 좋으면 별 계획 없이 드라이브를 나간다. 목적지는 딱히 없다.

사람들이 별로 없는 곳? 그냥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편한 곳? 그런 곳이 목적지라면 목적지일까.

차에는 그 흔한 네비도 없을뿐더러 핸드폰의 티맵도 잘 쓰지 않는다.

모르면 돌아가면 되고, 길을 잘못 들면 뭐 다른 곳에 가면 되고, 막힌 길이면 돌아나오면 되고..

직진을 하다가 길이 막히면 우회전을 해서 그냥 가고, 우측에 차가 많으면 좌회전을 해서도 가보고..

그냥 그렇게 별다른 목적지 없이 나가는 드라이브.


앞이 시원하게 뚫린 이런 길을 참 좋아한다.
옆을 돌아보면 말들이 있다.
가다보면 밭도 나오고, 마을도 나오고.. 저 멀리 바다도 보인다.



바다에 도착. 차에서 조금 꼼지락 거려본다.
바닷가 옆 정자에 올라가 난간에 앉아서 바라본다.
벌써부터 물에 들어간 사람들이 대단하다. 좀 추울텐데...




화장실이 급해 들른 카페 마당엔,

캠핑을 할 수 있는 데크가 있다.

희한한 곳이다.




제주 동쪽 바다엔 바람개비가 참 많다.




인적 드문 곳에 차를 세워놓고

마찬가지로 인적 없는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주문한다.

그리고 또 몇십 분을 멀뚱멀뚱.





그리고 귀가.

드라이브 끝.



항상 하루를, 시간 시간을 캘린더에 기록한다.

계획을 짜야하고, 계획이 없으면 또 불안하다.

그렇게 쫓기듯 일하고 생활하다 보니

가끔은 별 계획 없이 떠나는 드라이브를 즐긴다.

나름의 취미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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