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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gene Jul 09. 2015

밤 산책

밤 산책을 좋아한다. 선선한 바람이 불고 한적한 우리 동네 산책이 참 좋다

온 종일 집에서 딩굴거리고 운동 한 시간 한뒤에 깨끗하게 샤워 한번 하고 나가는 산책이 얼마나 좋은가.

가장 편한 티셔츠와 반바지를 챙겨입고 귀에는 이어폰, 슬리퍼 질질 끌고 나가본다.

내가 사는 동네는 최근에 생성된 택지지구라 높은 건물이 없다. 높아봤자 3,4층이 전부인 이 동네는 걷기에 참 좋다. 골목골목 차들도 별로 없고 적당히 어두워 쌩얼이라도 그리 문제가 없다.

골목을 구석구석 걷다보면 새로 생긴 카페들도 보고 밤산책을 나온 동네 주민들도 만날 수 있다. 곳곳에 공원도 많으니 힘이 들면 잠깐 쉬었다 갈수도 있고, 몇백미터에 하나씩 있는 학교 운동장 트랙도 두세바퀴 돌고 지날 수도 있다.



이런 기분 좋은 산책을 할 수 있는 곳이 또 어디에 있을까. 매연 가득한 동네를 걷기엔 답답하고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 지 모르는 차들을 조심하며, 항상 똑같은 풍경만 보면서 걷지도 않고, 같은 트랙만 빙글빙글 도는 그런 산책이라면 사양한다.

제주라서 가능한 이런 산책을 조금이라도 더 누렸으면 좋겠다.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제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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