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왼손잡이야
교양이 넘치는 성적으로 미대를 졸업했지
그림을 그리는 손은 굳은 지 오래된 거 같아
어릴 때 피아노는 바이엘만 쳤어
그것도 대단한 노력으로 얻은 성과였지
첫 월급을 타고 동네 피아노 학원에 등록했어
그런데 피아노를 치는 손도 굳은 지 오래 더라고
아.. 바이올린도 1년을 배웠어
중학교 때 현악반 활동을 1년 한 덕분이지
그런데 동요밖에 연주를 못해
바이올린은 자세 배우고 소리 내는 데 석 달은 걸려
첼로를 배울 걸 그랬나 싶어
첼로는 1년이면 우아한 곡을 연주할 수 있더라고
내가 손가락으로 돈을 번 건 적당한 글쓰기였어
방송국 물 6년 정도 먹고 나니 돈으로 바꿀만한 일들이 많더라고 물론 시절이 좋기도 했어
휘리릭 세상살이 정신없이 보내다가
52세에 처음으로 브런치 북을 발간해봤어
오~ 이런 깜짝 놀랐어
다음날 인기글에 계속 뜨더니..
1주일 만에 조회수가 21,000건을 넘겼지 뭐야
돈으로 바꿀 궁리를 하는 건 아니야
그냥 놓치고 살았던 꿈을 다시 계획해보는 거야
쉽게 포기하지 않도록 넉넉하게 잡았어
환갑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거야
장르는 SF나 호러로 준비해 볼게
어쩌면 주식투자 성공기를 출간할지도 몰라
뭐든 환갑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거야
기/승/전 슬기로운 주식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