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결국 자기가 자주 바라보는 것의 모양을 닮는다.
무심코 반복해 고르는 것들, 괜히 마음이 기우는 것들, 설명할 수는 없지만 계속 가까이 두게 되는 것들.
그런 것들이 모여 한 사람의 결을 만든다.
나는 좋아하는 것들을 의식적으로 늘려두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따뜻하게 먹는 밥 한 끼,
입었을 때 불편함 없이 몸에 잘 맞는 옷,
비 그친 뒤 올라오는 공기 냄새,
유난히 마음이 안정되는 색 하나,
듣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편해지는 사람의 말투.
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이런 것들이 하루의 밀도를 바꾼다.
하루가 전부 회색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럴 때 어떤 장면 하나에 마음이 잠깐 멈춘다.
익숙한 향, 좋아하는 음악의 첫 소절, 오래 본 사람의 짧은 메시지. 그 순간만큼은 하루가 조금은 부드러워진다.
좋아한다는 감정은 사치가 아니라 생존에 가깝다.
무언가를 좋아하고 있다는 건, 아직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니까. 감각이 닫히지 않았고, 마음이 완전히 무뎌지지 않았다는 신호니까.
그래서 나는 취향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좋아하는 것들은 단순한 기호가 아니라 나를 지탱하는 구조물이다. 그것들이 많을수록 내가 기댈 수 있는 면이 늘어난다.
결국 삶은 거창한 사건보다
자주 마주하는 작은 애정들로 이루어진다.
좋아하는 것이 많다는 건
내가 기댈 수 있는 세계가 그만큼 넓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