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어느 날, 윌리엄록의 설레는 맘. 코리안 맘이 해준 김치볶음밥을 그가 허겁지겁 먹었다.
그는 흑인 혼혈 청년이었다. 주인의 식탁에서 떨어진 빵 부스러기 아는가?
그 부스러기가 우리의 주식인 것을 맘도 알고 나도 알았다. 그렇기에 맘의 맘도 내 맘도 쓰디쓴 것.
윌리엄 록은 아프로 콤을 머리에 꽂고 프로젝트 주차장으로 갔다.
아뿔싸, 그런데 그만 휴대폰을 깜빡하고 나온 것이다. 검붉은 연막을 뚫고 나오는 욕지거리.
Cursin' Straight outta Detroit. 신 김치냄새가 확 났다. 사유의 근거가 일그러졌다.
그 순간 목줄도 없이 주차장을 돌아다니는 로트와일러가 보였다. 윌리엄 록에게 당장이라도 달려들 기세.
저런 개 같은 개를 봤나, 윌리엄 록도 지지 않고 맹견을 노려봤다. 내 1/2은 코리안, 소문은 들어봤겠지? 코리안과 개 식용에 대한 소문을.
일촉즉발의 순간. 오 그때였다. 개도 그도 예상치 못한 눈발이 떨어졌다.
눈은 금세 함박눈으로 변해 모타운을 덮었다. 눈을 맞으며 펄쩍펄쩍 뛰는 로트와일러,
잿빛 하늘을 올려다보는 윌리엄 록, 힌놈의 골짜기 속으로 스며드는 육각형 결정, 오 결정적 순간을 맞이했다.
내가 흑인인 것도, 내 속에 코리안 피가 흐르는 것도, 맘의 신김치볶음밥이 신 것도, 휴대폰을 두고 나온 것도, 모두 화낼 만한 일이 아닌, 아무것도 아닌 거야. 윌리엄 록은 피식 웃으며 정면을 바라봤다.
오 그때였다. 으르렁대던 로트와일러는 온데간데없고 새하얀 푸들이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