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 당혹 한 가지

by 유진Jang

프라이팬은 불타는 태양열로 이글거렸고
삼겹살은 우리의 과거를 굽고 있었다.
고소한 기름은 눈이 되어 내렸고
눈은 다시 기름이 되어 혀 끝에서 녹았다.

젓가락이 고기를 뒤집을 때마다
시간의 흐름이 꺾였다.
한숨은 매운 연기가 되어
천장에 이름 없는 흔적을 남겼다.

우리는 모두 배가 고팠다.
내일을 먹기 위해,
어제의 말을 토해내기 위해.

창밖의 시어스 타워는
검은 성냥처럼 서 있었다.
누군가 켜지지 않는 불로
도시를 비추고 있었다.

우리는 술잔 속에서
아내와 딸의 이름을 불렀다.
이름은 고체가 되어
우리의 목을 통과하지 못했다.

우리의 손끝에서 전화기가
미끄러져 허공과 통화했다.
응답은 없었다.
신호음만 늙어갔다.

우리는 리바이스를 입고
거울 속에서 태어났다.
새것 냄새는 속임수였고
청춘은 택도 뜯지 않은 채
이미 반품된 상태였다.

그녀의 목소리가 도착하자
우리는 잠시
사람의 형태를 기억해 냈다.

우리가 말보로를 피운 게 아니라
담배가 우리를 소비했다.
“무슨 삶의 모양이 이 모양인지 모르겠다.”
비트겐슈타인의 체액은 바닥에 떨어져
발로 밟혔다.

우리는 아파트 발코니에 나란히 서 있었다.
도시는 바람을 접더니
우리의 바지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시어스 타워는 여전히
검은 침묵으로 솟아 있었고
우리가 던진 담배꽁초는
작은 혜성이 되어
잠깐, 존재했다.
"살아 있었지만 존재하지 않았던 이들이여."

그다음은 없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공백 속에서
우리는 분명
존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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