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은 하지 않는 게 현명했다
차라리 푸른 별빛 위에 입 맞추는 게 나았을 것을
생선가시가 식도에 걸려 있었다
대뇌피질을 장악한 재색 구름 터벅터벅터벅 발뒤꿈치로
날카로운 통증이 전해졌다 족저근막염 터벅터벅터벅 1호선 개표구를 힘없이 통과했다 현장은 단조로운 영장류들의 뻔한 냄새로 스멀거렸다
후각의 통증을 꿀꺽 삼킨 웅성거리는 소리
구급 대원들이 한 여인을 들것에 싣고 계단을 올라왔다 사람들이 한쪽으로 붙으며 길을 터주었다
성모병원이요?
성모병원이요?
구급 대원이 화급하게 물었다 하지만 여자는 덫에 걸린 짐승 같은 소리를 낼 뿐이었다
90도로 꺾여 있는 그녀의 손목 부들부들 떨리는 상체 땀으로 번들거리는 그녀의 얼굴 축 늘어진 그녀의 머리칼 뇌전증 발작 증상이다
들것이 옆을 지나갈 때 그녀와 시선이 맞닿았다 절망에 포획된 여인의 눈빛 여자는 수치를 감내하는 모습이었다
여자의 부모는 그녀의 수모를 알 수 없다
그녀의 형제도 친구도 이웃도 그녀의 사마리아인도
여인의 수모를 알 수 없다 그래도 힘내세요 괜찮을 겁니다
이렇게 말했어도 좋았을 것을 승강장으로 내려오면서 후회했다
생선가시가 식도에 걸려 있었다
용산행 열차는 12분 후에나 도착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