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함을 뛰어넘은 기적의 성공스토리

by 짐꾼의 목장

1. 이재명의 성공 스토리는 특별함을 넘어 기적에 가깝습니다. 제가 어릴 적에는 도시락을 싸 오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아이들도 최소한 학교는 다녔습니다. 하지만 이재명은 중학교조차 갈 수 없어 공장에 취업해 생활비를 벌어야 했을 만큼 더 가난했다고 보아야 합니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초등학교 졸업 학력의 소년 노동자 출신이 검정고시, 대학입학, 사법고시합격, 변호사, 지방자치단체장, 도지사, 국회의원, 당대표를 거쳐 결국 대통령까지 오른 사례는 참 비현실적으로 들립니다. 이런 스토리는 영화나 소설을 제외하면 아마도 이재명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요. 혼자의 힘이 아닌 왕자의 도움을 받아 신분 상승을 이룬 신데렐라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그야말로 '개천에서 용 난' 이야기입니다. 그 말고 또 누가 이런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2. 기본소득 제도는 못 배우고 가난해서 기회조차 얻지 못한 사람들도 최소한의 먹고살 수 있는 언덕은 만들어 주자는 그의 확고한 철학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의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처음부터 기회를 얻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가난해야만 하는 사회적 약자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당신은 왜 이재명처럼 노력해서 성공하지 못해?”라고 질책하면 안 됩니다. 우리가 그들에게 최소한 먹고살 걱정이라도 덜게 해 준다면 그중에서 제2, 제3의 이재명이 나올 수 있는 찬스가 더 많아지지 않겠습니까? 그의 ‘잘사니즘’을 응원합니다. 잘사니즘은 무늬만 복지가 아닌 진정한 복지국가가 되기 위한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3. 언론, 검찰, 사법부, 극우 기독교 세력 등 사방팔방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집요하게 공격했음에도 불구하고 49.42%의 득표를 얻은 것은 정말 대단한 성과였습니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6천만(해외 동포 포함)이 넘는 한국 사람들 중엔 제가 윤석열을 혐오하는 만큼 이재명을 싫어하는 사람이 40%나 된다는 것을 다시 확인한 선거이기도 했습니다. 과연 그 40% 중 불법 계엄이 대통령의 정당한 통치 행위였다고 믿기 때문에 김문수를 지지한 사람들이 몇 퍼센트나 될까요? 아마도 그저 이재명이 싫어서 김문수에게 표를 던진 사람들이 절반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4. 이재명은 이 40%를 어떻게든 끌어안고 가야 합니다. 과연 그가 이야기하는 '국민 대통합'이 현실 가능할까요? 그 40%가 바로 이재명 '빠'로 바뀔 일은 없겠지만, 적어도 혐오감만은 좀 누그러뜨릴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이유는 "성과로 증명하겠다"는 이재명의 자신감 넘치는 선언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가 2010년 처음 성남시장에 당선되었을 때 성남시가 지고 있던 빚은 5,200억 원이었다고 합니다. 도저히 갚을 길이 없어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던 그는 당시 지자체장 평가에서 전국 꼴찌였으나, 2년 만에 빚을 모두 갚고 지자체장 평가에서도 1위를 차지했습니다. 경기도지사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 이재명은 윤석열이 쑥대밭을 만들어 놓은 나라를 어떤 방법을 써서든 살려낼 것이고, 이재명을 혐오하는 40%의 얼어붙은 마음도 그에 따라 조금씩 녹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5.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에게 70% 가까운 표를 보내준 20대 여성 유권자들도 대단했지만, 40대와 50대 유권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는 그 이상의 의미와 장밋빛 희망을 안겨줍니다. 이들이 바로 2002년 노무현을 선택했던 당시의 20-30대였습니다. 이 사실은 앞으로 대한민국의 정치 성향과 선거 판도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를 쉽게 짐작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물론 20년 전의 20-30대가 2025년의 20-30대를 계몽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후 보수 진영이 진정한 보수의 모습으로 개혁하지 않는다면, 향후 20년의 한국 정치 지형에 그들이 발을 들여놓을 수 없게 되리라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6.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들 중 소위 엘리트 학벌이 아닌 고졸, 혹은 검정고시 출신들의 지적, 인지적, 감성적 능력과, 나머지 명문대, 최고 학부 출신들의 그것을 비교해 보았을 때, 과연 공부 잘 시켜서 좋은 대학 보내는 것이 제대로 된 인간을 만들어내는 최선의 교육 과정인지 다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만 보더라도 서울대나 유학파(하버드) 출신들이 보여주었던 보편적 인간 평균에도 한참 못 미치는 저열한 모습들은, 제대로 된 인성 교육과 역사 교육을 대한민국의 공/사교육에 반영하고 보완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꾸준히 '명문대 출신 사회부적응 괴물'들이 출현하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경고를 우리 사회에 던지고 있는 것입니다.


7. 당선된 후 이틀 만에 열린 이재명의 첫 국무회의 영상을 보았습니다. 내란에 가담했거나, 동조했거나, 혹은 방관했던 국무위원들의 사표를 반려하고 죄다 불러다가 바늘방석 위에 앉혀 놓고 싱글싱글 웃고 있는 이재명을 말입니다. 제 눈에는 "니들 목숨은 내 손안에 있어, 그런데 뒤질 때 뒤지더라도 내가 시키는 일은 하다가 뒤져야지?" 그렇게 말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정말 통쾌한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치 보복은 안 하겠다는 이재명, 하지만 이것이 바로 이재명식의 진짜 복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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