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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마틴 슈메딩 오르간 독주회

2018.3.9 금 19:30 엘림아트센터 

2018년 3월 인천 청라신도시에 있는 엘림 아트센터에서 

독일 출신 75년생 오르가니스트 마틴 슈메딩의 독주회가 열렸다.


 내가 독일 자브뤼켄 음대에서 피땀 흘리며 공부하던 열혈 학생 시절에 동갑내기 오르가니스트가 프라이부르크 음대 교수가 된 소식을 듣고 자괴감이 느껴졌던 아주 짧은 찰나가 있었다. 

그가 바로 마틴 슈메딩이었다.

그로부터 약 14년이 흐른 지금, 그의 한국 독주회 소식을 듣고 청라 신도시로 달려갔다.

마침 개관 1주년이 막 지난 엘림아트홀의 파이프오르간은 처음 만나보는 친구였다.

아주 편파적이고 내맘대로인 리뷰를 시작한다.


참고로  다음 리뷰는 음악회 직후 적은 나의 직관적인 메모에 기초한다.



악기

독일 Gerald Woehl. 31Stop

독일  '게랄트 뵐'사는 바흐가 칸토어로서 생을 마감했던 라이프치히의 성 토마스 교회의 오르간을 개/보수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 이 성 토마스 교회에는 아주 유명한 역사 악기인 Sauer 오르간이 1889년 설치되어 사용되다가 2000년에 완공된  뵐 사의 오르간으로 교체되었다.

엘림 아트센터에 있는 파이프오르간은 31개의 음색을 지닌 2단 오르간으로 규모가 작고 단아한 외형이다. 

  

따듯하면서도 예쁘고 청명한 음색

힘차게 뻗어나가는 전형적 독일 오르간 음색을 예상했으나 깨끗하고 매끈하면서도 거슬림이 전혀없는 전반적으로 맑은 느낌의 음색

현악기와 뮤테이션이 예쁘고 맘에 들었음

2단의 소규모 오르간이지만 다양한 개성있는 음색과 밸런스가 좋아서 연주용으로 훌륭

공연장의 공명이 매우 아쉬움

음색에 잘 맞는 공명을 상상해 보았더니 환상적일 것 같다는 느낌팍



프로그램

악기와 연주장소의 공명을 적절히 이용하여 감상하기 좋은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곡을 잘 알지 못하더라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아 초심자에게도 부담되지 않는 선곡이었다.


피아니스틱한 소품으로 가득- 특히 슈만 멘델스존 그리그의 작품에서 더욱

연주홀의 건조함과 악기가 가진 음색 장점을 믹싱하여 프로그램을 조화롭게 구성

1부  전형적인 독일분위기가 물씬

2부  어느정도 북유럽과 러시아 부근의 낭만시대이후 스타일로 민족주의적 느낌

앙콜은 정확한 곡명은 모르겠으나 곡의 분위기상 헨델스러운 느낌



연주

아무래도 공연장이 작고 연주자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라 더욱 생동감이 느껴졌으리라.

거대한 체격에도 귀여운 인상을 뿌리면서도 연주에서는 본인의 생각을 명확히 전달하려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

주제 하나, 프레이징 하나에도 음표들이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생명력이 느껴졌다.

여느 독일 음대 교수와 다름없이 테크닉적으로는 더 말할 필요가 없었지만 다시한번 공명의 아쉬움이 느껴졌다.


소공연장의 장단점을 모두 느낄수 있는 연주

연주자와 함께 관객이 호흡하기 너무 좋은 상황

음악이 살아서 숨쉬는 듯한 생동감 느껴짐

독일의 전형적인 정격연주자들보다 유연한 스타일. 그러나 독일은 독일

테크닉은 예상대로 훌륭

음악적 표현면에서 자신만의 호불호와 생각을 명확히 전달

공명이 너무 안좋다

그리그 첫곡에서 음색 문제로 다시 시작함



너무나 주관적인 사족 : 


1.연주자가 살을 빼야한다

이유 하나. 다이나믹이 심한곳에서 힘겹게 느껴지고 약간의 더뎌짐이 있음. 아고긱으로 안느껴짐

이유 둘. 좋은 음악을 갖고 있으며 더 많은 이에게 감흥을 불러 일으킬수 있지만 건강이 우려되는 상황

더 나이들어 연륜과 경륜이 생긴후의 슈메딩의 연주도 듣고 싶다 

직업병적인 부분이지만 뒤에서 보니 어깨도 삐뚤어짐


2. 인쇄물이 엉망이다.

프로그램 

내 나이를 생각해서 작은 글씨가 잘 안보인다는 불평은 생략하더라도 프로그램의 한글 표기에 문제가 보임

1부 세번째 프로그램의 작곡가 이름이 Oskar Gottlieb Blarr인데 한글로 '오스카' 표기가 끝 .

last name 이 Blarr(블라르) 인것으로 추정되나 first name 으로 보이는 오스카만 표기

2부 마지막 Max Reger는 독일 사람인데 '맥스 레거'로 표기.  영어식으로 하려는 의도였다면 '맥스 레져'로 표기했어야 한다. 내가 막스 레거라면 이름을 멋대로 고쳐부르는 사람들이 원망스러웠을 것(실제 본인 경험 有)

이 프로그램 표기는 인터넷과 각종 핸드아웃에 널리널리 펴져 표기되어있다. 

좀 더 세심한 기획이 아쉽다.







좋은 연주를 좋은 사람과 함께 듣고 좋은 생각을 나누며 귀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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