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노동조합은 늘 부정적으로 소비될까?

노동조합 연재 1개월, 그 뒤에 남는 질문 하나

by 기록하는노동자
노조는 강성도, 귀족도 아닙니다. 절박한 사람들이 버티는 이야기입니다


누가 노동조합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쓰냐며,
스스로도 ‘재미없다’고 말하면서도
한 달을 꾸준히 이어올 수 있었던 건,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저는 지난 1개월 동안 노동조합의 이야기를 글로 남기며,
지난 2년 9개월 동안의 기록들을 돌아보았습니다.
노조 설립, 교섭, 노사갈등, 부당해고, 이동사무실…
참 많은 이야기를 써왔고, 앞으로도 써 나가야 합니다.

‘모두가 볼 수 있는 글’을 쓰기로 한 계기는
첫 회차 ‘비밀일기’ 편에 밝혔지만,
결국 저는 하나의 질문에 닿게 됩니다.


왜 ‘노동조합’이라는 단어는 이렇게 불편한가요?

‘귀족노조’, ‘파업’, ‘강성’, ‘이기주의’…
노동조합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단어들이
왜 늘 이런 것들뿐일까요?

노동조합이 바꿔낸 긍정적인 변화들은 뉴스에 나오지 않습니다.
저희는 설립 3년도 안 된 신생 조직입니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회사의 막말 문화가 줄었고
연차수당은 당연한 권리가 되었습니다.

야근수당을 당직비로 받던 동료들에게 진짜 야근수당을 되찾아주었고,
설립 38년이 지나도록 없던 노사협의회가 우리로 인해 처음 생겼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은 뉴스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싸운 날, 갈등이 터진 날만 ‘노동조합 이슈’라는 이름으로 소비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이 글을 씁니다.
노동조합이 부정적 이미지로만 소비되지 않도록 기록합니다.
기록은 투쟁이고, 말은 힘이니까요.


‘동지’, ‘투쟁’,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
이런 단어들이 불편하신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정말 이 단어들이 잘못된 걸까요?
절박해서 쓰는 말들입니다.


저는 노동조합의 얼굴을 바꾸고 싶은 사람입니다.
그게 바로, 지금 이 기록을 남기는 저의 이유입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질문을 남깁니다.

“왜 노동조합은 늘 부정적으로 소비돼야 하나요?”
“혹시 그건, 노동자의 말은 원래부터 불편하다고 여기는 사회 때문은 아닐까요?”


근로자와 노동자의 차이

월급을 받는다면 누구나 노동자입니다.
우리는 ‘근로자’가 아니라, ‘노동자’입니다.

‘근로자’는 고용된 사람이고, ‘노동자’는 일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노동조합을 만들고 활동하면서 이 말의 차이를 몸으로 깨달았습니다.

일제강점기부터 유신정권까지, 희생을 강요하며 쓰였던 말이 ‘근로자’였습니다.

회사는 우리를 ‘근로자’로 대했지만 우리는 ‘노동자’이기 위해서 일어섰습니다.

저는 독자 여러분께 근로자가 아닌 노동자가 존재하는 사회,
그것이 더 올바른 세상임을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기록은 노동조합이 ‘귀족’이 아니라 ‘사람’이며,
‘강성’이 아니라 ‘절박함’이라는 것을 말하기 위한 글입니다.

미흡하고, 때로는 긴 글이지만 노동자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시고
세상에 함께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조용한 구독, 따뜻한 응원, 앞으로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브런치북 소개

1. 출근 대신 기록합니다 을의일지 - 매주 화요일 발행

2022년 9월, 신생 노동조합의 설립부터 2025년 4월 16일, 첫 단체협약 체결까지
매주 화요일, 그 과정을 따라가며 ‘을’의 입장에서 써 내려간 기록입니다.


2. 버티는 중입니다 위원장의 비밀일기 - 매주 목요일, 토요일 발행

△ 목요일에는 2022년 9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주요 갈등과 쟁점이 있었던 날의 기록입니다.

위원장인 제 시선에서, 그날그날의 감정과 상황을 남겼습니다.

△ 토요일에는 2022년 5월 이후, 위원장으로서 직접 조합 활동을 하며 느낀 고민, 책임, 분노, 희망에 대한 일기입니다. 지금, 버티는 중입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낯선 ‘노동조합’의 생생한 이야기를 주변에 널리 알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기록이 전해지면, 변화는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