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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시리즈 "The Pitt" 1화

미국 캘리포니아, 2025. 2.25., 서른한살의 기록

by Eugene

Max의 2025년 화제작 "The Pitt"를 보기 시작했다.


피츠버그 외상센터의 응급실을 다룬 드라마로, 소재와 드라마가 반영하고 있는 현실 때문에 자연스럽게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를 떠올리게 한다.


"중증외상센터"가 낮은 수익률과 인력 및 시설 부족 등의 현실적 문제에 대해 "백강혁"이라는 초인을 등장시켜 속 시원하게 정면돌파하는 판타지를 선보였다면, "The Pitt"는 의사도 (심지어 "백강혁"을 담당하고 있는 주인공 마저도), 환자도 모두 크고 작은 트라우마를 갖고있는 소시민으로 그려낸다.


또 코로나를 "버텨낸" ("이겨낸"이 아니다. 주인공은 팬데믹 기간 중 자신의 멘토를 잃고, 그 상실의 책임을 자신에게 물으며 괴로워하는 것처럼 보인다.) 의료진들의 팬데믹 이후 모습과 트라우마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도 신선하다.


관람평들을 보면 이 시리즈만큼 응급실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드라마가 없었고, 유일하게 현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현실의 응급실이 더 붐빈다는 것밖에 없다는 평들이 대부분인데, 이 점은 1화만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는 그 순간에, 대기하고 있는 환자들을 곁눈질하며 우선순위를 판단하고, 누군가의 죽음에 인간적인 존중을 표시할 새도 없이 밀려오는 다음 환자를 보기에도 바쁜 모습은 단지 응급실 뿐만 아니라, 모든 직장인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것처럼도 보인다.


8개 에피소드로 구성된 짧은 시리즈인데 (시즌2가 나올 것같지만), 마지막 에피소드가 워낙 강렬해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리뷰들이 많아서 몰아보지 않도록 내 자신을 다스리는 중. 일주일 뒤 시리즈를 모두 보고나서 울면서 다시 리뷰를 남길지도 모르니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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