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피카소, 제백석을 만나다
북경화원미술관
北京画院美术馆
Beijing Fine Art Academy
주소 : 北京朝阳区朝阳公园南路12号
위챗공식계정 : v_bjaa
베이징 차오양취(朝阳区)에는 뉴욕의 센트럴파크처럼 시내 한 복판 너른 면적을 차지하는 도심공원인 조양공원(朝阳公园/차오양꽁위엔)이 있다. 북경 시내 4환 이내에서 가장 큰 도시공원으로서, 원래 1984년 개장하여 물레방아공원(水碓子公园)으로 불리다가 1992년 조양공원으로 개칭되었다. 남북 길이는 약 2.8km, 동서 폭은 약 1.5km, 계획 총 면적은 288.7헥타르이며 그 중 수면 면적은 68.2헥타르, 녹지 점유율은 87%이다. 그야말로 시민들의 문화, 오락, 휴식을 담당하는 허파의 기능을 하는 공원이다.
이 공원 남쪽 바로 길 건너, 중국 미술의 연구, 수집, 전시를 담당하는 중요한 미술관이 위치하고 있다.
북경화원미술관(北京画院美术馆)은 2005년 9월 설립되었다. 이곳은 중국 저명한 화가인 제백석의 서화를 수집, 전시, 연구하고 홍보하는 것을 그 주요 목적으로 하며,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제백석 작품을 10개 시리즈로 나누어 연달아 전시하고 있다. 그 외에도 중국 현대미술과 국제예술의 발전 동향에 주목하며 꾸준히 연구와 중국 예술가들의 작품 전시, 교육을 진행하며, 2011년 '국가 중점 미술관'으로 선정되었다.
제백석의 유언에 따라 그의 작품들은 국가에 기증되었으며, 현재 북경중국화원(연구기관)에서 소장 보관 중이다. 중국화원미술관은 정기적으로 제백석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제백석 화가에 대한 이해는 동청취(东城区) 난뤄구샹(南锣鼓巷)에 위치한 제백석기념관(齐白石旧居纪念馆)에서 가능하지만, 작품 감상은 조양공원 남쪽에 위치한 이 북경화원미술관에서 훨씬 더 폭넓고 심도 깊게 만날 수 있다.
제백석(齐白石/치바이스)은 1864년 중국 후난성(湖南省) 출신의 문인화가, 서예가, 조각가로서, 중국 대표 화가로서의 실력뿐 아니라 가난한 집안에서 그림공부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은 그가 중국의 대표 화가가 되기까지의 드라마틱한 스토리로도 유명하다. 젊은 시절은 가난하여 학교를 가지 못하고 목공소에서 일하면서 틈틈이 독학으로 그림을 배웠으며, 40세에 전국을 여행하여 57세 전후에 북경에 정착하여 그림에 전념했다. 초화, 벌레, 새우 등을 애정과 유머가 넘치는 화풍으로 그려냈다. 나는 중국 미술 문외한이지만, 중국에 짧지 않은 시간 거주하고 있으므로 ‘중국의 피카소’라 불리는 제백석의 그림 정도는 한 번 접해봐야겠다 싶어서 북경화원미술관을 방문했다.
북경화원미술관에서 만났던 나의 경험들.
제백석과 스승,친구,제자 합동 전시 <지기유은/知己有恩> (2020~2021)
제백석의 작품 셰계와 삶에 영향을 준 스승 둘, 친구 둘, 제작 둘의 작품과 그 관계에 대해 보여주는 ‘제백석과 사우师友’ 주제였다. 이번 전시의 주제인 ‘지기유은知己有恩‘은 제백석이 직접 쓴 서체로 만든 도장. 예술가로서, 인간으로서, 자신을 알아주고 이해해주는 지인 (스승, 친구, 제자 등)에 대한 애정과 감사가 잔뜩 묻어나며 제백석의 인품과 따스한 마음이 느껴진다.
스승이었던 호심원(胡沁圆/후친위안)과 왕개운(王闓运/왕카이위윈), 친구였던 진사증(陈师曾/천스쯩)과 서비홍(徐悲鸿/쉬베이홍), 그리고 제자였던 서광(瑞光/루이광)과 매란방(梅兰芳/메이란팡)과의 관계 소개 및 서로에게 영향을 준 작품들을 전시하였다.
특히 서비홍과의 나이를 넘어선 우정이 후대에 두고두고 회자된다. “江南傾膽獨徐君 (양쯔강 이남에서 온 담대한 서군君)” 이는 서비홍에 대한 제백석이 칭한 찬사이다. 제백석보다 무려 32살 어린 서비홍과의 우정은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다. “生我者父母, 知我者徐君” (나를 낳은 이는 부모지만, 나를 알아준 이는 서비홍이다.)”라는 말은 둘 사이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 또한 당대 최고의 경극배우 매란방(梅兰芳/메이란팡)과 사제 지간으로도 유명하다.
제백석은 꽃, 동물, 곤충 표현에 있어서 독보적인 화가로 유명하다.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자연 및 생명에 대한 그의 따스한 마음과 흐뭇한 시선과 온기가 느껴진다. 그야말로 그림 감상을 통한 힐링이 가능하다.
문인반지기(門人半知己) (2022)
20세기 화조화(花鳥畵)의 대가이자 북경 화원의 선배이며, 스승과 제자의 인연이 있는 세 화가 - 제백석(齐白石), 우비암(于非闇/위페이안), 왕설도(王雪涛/왕쉐타오)의 합동 전시.
“이 오래된 작품들을 5G 시대에 두고 보면 색다른 느낌이 들 것이다”
제백석 작품은 늘 있는 전시이지만, 그 외에도 중국 전통 미술을 계승하는 화가들의 작품도 정기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3층 까페, 기분 후련해지는 집이라는 뜻의 暢懐轩, 4층 서점은 학문을 쌓는 곳이라는 뜻의 积学书屋… 작명만으로도 고전적이고 학술적인 화원미술관의 특색을 잘 보여준다.
화원미술관 주변에는 눈이 즐거운 멋진 건물들도 있고, 외국인 거주하는 아파트들도 많아서 유명 브런치 식당들도 있다. 무엇보다도 조양공원이라는 걷기 좋은 공원이 있다. 온라인으로 예약해야 하지만, 예약도 어렵지 않고 무엇보다 무료입장이라 베이징에 거주하는 동안 중국 대표 화가인 제백석의 작품을 언제든 쉽게 만날 수 있는 미술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