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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HSonG Feb 26. 2024

제주도를 매번 들를때면…

거의 격년으로 제주도를 가게 되면서 느끼는 것들.

서울에 사는 저라지만, 서울만큼이나 자주 가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제주도” 입니다. 이렇게 된 사연이 참 특이하긴 합니다만,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주변에 제주도에 있는 분들이 많아서“ 라는 말이 맞을 거 같습니다. 분명 처음 간 제주도는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으로 가게 된 것이 시작이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제주도로 가게 되는 연유“가 자주 생겨서 더 그런거 같기도 합니다.


정확하게는 “비전트립” 그러니까 교회쪽에서 가는 초 단기 선교여행때문이 맞을 거 같습니다. 몇년 전부터 CCC(한국대학생선교회) 학생사역부를 해오시던 간사님이 CCC를 나와 독립 사역을 하시면서 주로 하시게 된게 이 제주도 비전트립이었기 때문에 그거의 “스케치 영상 촬영 및 사진 기록을 좀 도와달라” 하셔서 몇년 전부터 따라가게 된게, 이제는 햇수로 한 4년차가 되어가게 되더군요. (코로나19 사태로 못가게 되었던 2년 정도를 빼고는 매번 갔던 거 같습니다.)


처음엔 분명 “그 이유 밖에는“ 없었습니다. 그게 맞았는데… 놀랍게도 지인들이나 주변 분들 중에 제주도에 연고가 있거나, 제주도에 살게 된 분들이 몇몇 생기면서 “제주도에 갈 이유”가 만들어졌다고 보는 것이 맞을 거 같습니다. 그렇게 해서 제주도를 가게 된 지도 한 7번, 8번 되었던 거 같습니다. 매년 한번 정도는 가게 되었으니까요.


여러번 제주도를 들르면서 찍은 풍경 사진들, 제주도는 어느 계절에 가도 언제나 좋은 사진을 내어 줍니다 (사진-EHSonG)


처음에는 분명 “일”로 가게 된 제주도였지만 이것도 자주 가게 되면 길을 외우고, 명소와 맛집을 외우고, 그러다보니 놀랍게도 제주도라는 지역에 대한 특이한 “애착”이 생깁니다. 특히 서울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나무들, 녹색의 자연, 바다의 냄새, 현무암과 흙의 질감을 느낄 때면, 마음이 아주 차분해지는 무언가가 있고, 마음이 다스려지는 그 무언가가 있습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스티브 잡스의 역작 <NeXT Cube 워크스테이션> (사진-EHSonG)


만에 하나 처음 제주도를 가실 일이 있다면, 제가 드릴 수 있는 팁은 “거창하게 가지 않아도 좋다” 입니다. 보통 제주도를 완전 초행으로 가시는 분들은 보통 언론이나 미디어 등에서 소개하는 제주도의 “이미지” 에만 속아서 뭔가 거창하게 좋은 호텔을 가야 할 거 같고, 유명한 맛집을 가야 할 거 같고, 알려진 유명 명소를 가야 할 거 같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가시게 되었다간 실망을 하시기에 딱 좋은 곳도 제주도이기 때문에, 처음엔 그냥 공항 근처의 1박당 10만원 이내의 호텔 (4~5만원 내외의 3,4성 호텔도 서비스가 꽤 괜찮습니다.) 과 제주버스를 타고 떠나는 소소한 여행도 나쁘지 않습니다. 어쨌든 이곳의 시간은 여러 이유로 저녁 6시면 모든 일과를 다 끝내는 분들이 많아서 같은 대한민국이어도 “마치 시차가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때가 있으니까요.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배달음식점과 편의점은 이 동네에서도 있긴 합니다.)


실제로 저 새들을 정말 카메라에 담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사진-EHSonG)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쓰레기를 많이 만들지 않는 것” 입니다. 더 정확하게는 “되도록이면 텀블러와 장바구니를” 입니다. 제주도는 여러 이유로 쓰레기 처리가 정말 용이하지 않은 곳입니다. 그러다 보니 재밌게도 제주도에서 파는 기념품들은 최근에는 비닐 재질을 잘 쓰지 않고, 대체로 종이로 포장을 해주시거나, 아예 철, 플라스틱의 재활용 가능한 재질로 포장이 되어 있습니다. 카페도 일회용 컵보다는 머그컵, 에코컵 등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래서 공항에서 텀블러나 다회용컵, 보온병을 사야 하나요? 라고 하면 그건 아닙니다. 집에서 자주 쓰는 텀블러 하나만 짐에 넣어서 오세요. 프랜차이즈 카페 등에서는 무조건 다회용컵 할인이 됩니다. 동문시장이나 제주민속오일장, 연동시장에 들를 때 밀폐용기 몇개를 챙겨가시면 아주 도움이 됩니다.


개신교인이긴 하지만 이 금악성당과 성이시돌목장에 일부러 갈 때가 있습니다. 긴 생각과, 명상을 하기에 참 좋은 곳이라서요. (사진-EHSonG)


제주도를 매번 가시는 분들, 혹은 제주도에 사시는 지인분들 말을 듣기로도 ”제주도가 옛날 같진 않아졌다“ 는 아쉬움을 표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제주도를 갈 바에야 일본을 가고 만다“ 하는 분들의 심정도 이해는 갈 때가 있긴 하더군요. 어쩌면 그래서 제주도를 자주 가는 저도 ”뭔가 제주도에도 자잘한 재미가 더 생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아마 이건 저도 같이 고민해야 하는 주제 중 하나가 될 거 같습니다. 뭔가 ”여행지“ 로써의 제주도도 제주도이지만 ”쉬는 공간“ 혹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인사이트를 얻는 곳” 으로써의 제주도도 있긴 해야 할 거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마 당장은 끝나진 않을 거 같습니다. 그래서 더 여러번 들러야 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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