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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HSonG Jun 01. 2023

해 뜰 때 눈이 떠진 다는 것.

어쩌면 “지구의 시계”에 몸이 맞춰지는 걸거야

햇수로 우울증과 불안장애 치료가 한 2년을 향해 가면서, 그래도 “좋아진” 것이 하나 있습니다. 잠은 늦게 잘 지라도, 그래도 최소 아침 해가 뜰 때 눈이 “떠지기는” 했다는 것이지요.

물론, 아직 몸 상태가 정상은 아니었던지라, 다시 졸음이 오고, 자버리면 늘 그랬듯이 빠르면 늦은 10시, 늦으면 점심 즈음에 일어나버리긴 하지만, 해가 뜰 때 눈이 떠지기는 했던 저를 보고 다소 신기해 했던 거 같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보는 것 - 지구의 시계 였습니다. 오래전의 조상들은 여름과 겨울에 일어나는 시간이 달랐다고 합니다. 해가 일찍뜨는 여름에는 일찍 일어나고, 해가 늦게 뜨는 겨울에는 늦게 일어났다는 이야기, 그리고 반대로 해가 떨어지면 바로 잠을 잤다는 이야기에 (그 오래전엔 인공적인 조명이 없거나, 제한적이었으니까요.) 그게 왜 그러는지 알 거 같았습니다. 적어도 그렇게 맞춰서 일어나고 자면, 몸은 개운한 마당이었습니다.


어쩌면 그런 부분에서 나의 20대는, “지구의 시계를 거스르면서 사는” 삶이었던 거 같았습니다. 대학생활, 얼마나 과제는 많고, 과제가 없다면, 얼마나 즐길 거리가 많았던가요. 그 당시만 해도 저의 잠 시간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늦게 자면 늦게 자는 대로, 그러면 정말 짧게는 2-3시간을 잤다가 일어나고, 방학때면, 오후에 일어나고 했던 지나치게 불규칙적인 생활. 그러나 그게 30대가 되어서 독이 되어 돌아왔다는 것을, 요즘 몸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 신기한 30대입니다. 일부러 새벽에 알람을 켜서 일어나야 하는 일요일을 빼면, 아침에 눈을 자연스럽게 떠 본적이 언제인지 몰랐다만, 요즘은 그냥 아침 6시 언저리, 햇빛이 작업실 침대 쪽으로 빗겨서 눈에 들어오면, 갑자기 눈이 떠지는, 그런 신기함이. 아니, 어쩌면 그러면서 “지구의 시계“ 속에 자연스럽게 나의 몸을 맞춰나가는…


그런 것이겠지요. 그런 자연스러움을 익히는 것이. 30대의 나날인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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