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충분합니다”라는 판결이 ITSM을 죽인다
아직 불완전한 운영 체계에 내려지는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라는 판결은
ITSM 프로젝트의 종말을 알리는 조종(弔鐘)이다.
엑셀과 메신저, 개인 경험에 의존한 운영 방식으로도
“어쨌든 시스템은 돌아간다”.
그래서 많은 조직은 말한다.
“지금도 큰 문제는 없지 않나?”
그러나 이 판결이 내려지는 순간, 팀이 더 나은 운영 품질을 향해 의욕적으로 뭉칠 가능성은 사라진다.
불완전한 운영 체계를 받아들이고 얻을 공동의 만족감만으로 팀이 하나가 되기는 어렵다.
반대로
“우리가 인정하는 수준까지 가자”는 태도는 ITSM에 진짜 기회를 제공한다.
ITSM에서의 품질은
화려한 기능도, 새로운 기술도 아니다.
변경 이력이 설명 가능한가
장애의 원인이 재현 가능한가
담당자가 바뀌어도 운영이 이어지는가
감사 앞에서 말이 아니라 기록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이런 질문에 시스템이 대신 답해줄 수 있는 상태,
그것이 ITSM의 품질이다.
품질을 숭배하는 ITSM 문화는 팀을 나머지 세상과 명확히 구분 짓는다.
왜냐하면 나머지 세상은
운영 품질에 진심이지 않기 때문이다.
다들 품질을 말하지만, 돈은 내지 않는다
물론 누구나 말로는 이렇게 말한다.
“안정성이 중요하다”
“운영이 체계적이어야 한다”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ITSM 때문에
비용이 늘어나고
입력이 늘어나고
책임이 명확해지는 순간
사람들은 금세 본심을 드러낸다.
“그 정도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나?”
“지금도 돌아가잖아."
어느 조직에서 ITSM 도입을 검토하던 중,
누군가 이렇게 말한다.
“비용은 늘어나는데 기능은 크게 늘지 않네요.”
그리고 ITSM 담당자는 이렇게 답한다.
“대신 변경·장애·운영 이력이 훨씬 명확해집니다.”
이 대화는 거의 항상 같은 결말로 끝난다.
“돈은 더 드는데, 얻는 건 ‘더 좋은 운영 품질’뿐이네요.”
이 문장은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승인될 수 없는 말이다.
ITSM은 단기 경제학과 항상 충돌한다
ITSM은:
단기 ROI가 명확하지 않고
매출을 직접 올리지 않으며
“아무 일도 안 일어나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단기적인 경제 논리에서는 언제나 후순위로 밀린다.
시장도, 고객도, 경영진도
ITSM 품질을 먼저 요구하지 않는다.
ITSM은 사고 이후, 감사 직전,
사람이 떠난 뒤에야 비로소 필요해진다.
품질 숭배 문화는 단기 경제학으로부터 보호받을 때만 가능하다.
ITSM도 마찬가지다.
CIO가 “이건 보험이다”라고 말해줄 때
규제·감사가 외부 압력으로 작동할 때
대형 장애가 기존 방식을 무너뜨릴 때
이런 순간이 와야만
ITSM은 비로소 허용된다.
그 전까지 ITSM은 항상 이렇게 취급된다.
“좋은 건 알겠는데, 지금은 아니다.”
품질 숭배 문화는
진주조개 속의 모래알과 같다.
처음에는:
불편하고
귀찮고
왜 필요한지 모른다.
하지만 그 작은 불편함을 중심으로
조직은 점점 단단해진다.
책임이 모이고
기록이 남고
운영이 개인을 떠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조직은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ITSM이 승인되지 않는 이유는
누군가의 설득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조직이 아직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판결을
내려놓을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ITSM은
“더 좋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활동이 아니라,
“충분하다는 착각이 더 이상 허용되지 않을 때”
비로소 시작되는 활동이다.
ITSM은 필요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때 허락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