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선을 다해 달리면 안 되는 이유 —
— 최선을 다해 달리면 안 되는 이유 —
세바시 강사는 김은서님이었다.
애자일몽키 대표이자 나이키 스트렝스 코치.
‘스트렝스 코치’라는 직함이
먼저 내 호기심을 붙잡았다.
그리고 강의 제목.
〈최선을 다해 달리면 안 되는 이유〉
기가 막혔다.
최선을 다해 운동하지 말라고?
강사님은 이 이야기로 강의를 시작했다.
러닝 크루 훈련 중,
한 신입 크루가 질문을 했다고 한다.
“달리면 무릎이 아픈데
보호대를 해야 할까요?”
대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무릎이 아프면 병원에 가세요.
아프기 시작하면 속도를 늦추고,
걸으시면 됩니다.”
그 순간, 무릎을 딱 쳤다.
바로 이거였다.
15분짜리 강의를
세 번은 반복해서 보고 또 보았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
“최선을 다해 운동하지 마세요.
최선을 다해 살기 위해 운동하세요.”
그 말 한마디로
얼키설키 얽혀 있던 머릿속이
순간 환해졌다.
명치에 걸려 있던
이름 모를 체증이
쑥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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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는 밤새 눈이 내렸고
기온은 영하 7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오늘도 가민은
[경쟁에 집중하세요]라며
잔소리를 해댄다.
가민아,
너도 너만의 원칙이 있겠지.
하지만 얘야,
나도 나의 원칙을 정했단다.
첫째, 감기에 걸리지 않겠다.
그래서 영하 5도 아래로 내려가면
로드에서는 뛰지 않겠다.
둘째, 눈길이나 빗길처럼 위험한 상황에서
달리기를 고집하지 않겠다.
셋째, 매일 달리지 않는다.
적당한 휴식도 훈련이다.
무거웠던 머리와 어깨를 털어내듯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섰다.
그리고 집에서
‘홈트’를 했다.
여전히 어딘가에서
가민 챌린지의 순위가 꼴찌라고
앙앙거리는 소리가 들리지만,
한 시간의 홈트를 마치고
샤워를 한 뒤,
상쾌해진 몸으로 출근했다.
됐다.
충분하다.
충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