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수험생육아일기] 왼손잡이 수험생의 고충(2)

-왼손잡이가 뭐 별거라고...-

by 마글사

[고3수험생육아일기] 왼손잡이 수험생의 고충(2)

-왼손잡이가 뭐 별거라고...-


손목을 아래쪽으로 살짝 틀고,
손목을 들어 종이에 닿지 않게
글씨를 쓰는 연습을 시작했단다.


이 방법을 처음 썼을 때
깜짝 놀랐다고 했다.


수학 문제 중
도표를 보고 풀어야 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예전에는 문제를 보고,
다시 도표를 보고,
이중으로 왔다 갔다 해야 했다고 했다.


그런데 그날은
문제와 도표가
한눈에 들어오는
기적 같은 순간이 왔다고 했다.


너무 좋아서
그 방법으로 글씨 쓰는 연습을
열심히 했는데,

그만 문제가 생겼단다.


손목이 너무 아팠던 것이다.


일부러 손목을 들고,
수시간을 버텼으니
탈이 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래서 내게
신세한탄을 늘어놓은 것이다.

“그래서 내가 그랬잖아.
왼손잡이는 힘들다고…”

“몰라, 몰라.
그땐 몰랐지…”


부랴부랴
손목에 파스를 붙이고,
손목 보호대를 감았다.

손목을 주물러 주며
이 얘기, 저 얘기를
주절주절 털어놓는다.


식당에 가도
늘 먼저 머리를 굴려야 한단다.
어느 쪽에 앉아야
남들이 불편하지 않을지.

그러다 보면
결국 저 구석자리 차지란다.

초등학교 때 이야기도 나왔다.

한번은 양궁장에서
서러웠던 기억이 있단다.
왼손잡이용 활을 달라고 했더니
그런 건 없다며
그냥 하라고 했다고.

결국 활도 제대로 잡지 못했고,
눈물이 날 만큼 속상했단다.


“아이고, 왼손잡이가 뭐라고
우리 딸을 이렇게 힘들게 하냐?”

욕을 벌컥 해줬더니
그제야 헤헤 웃는다.


그리고 토닥토닥 안아주며 말했다.


“괜찮아.
수능만 끝나면
이 설움도 끝이야.

요즘 같은 AI 시대에
누가 연필 들고
손글씨를 쓰냐?

말로만 해도
AI가 다 받아 적어주는데…”


그렇게
파스 냄새 풀풀 풍기며
하하하 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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