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육아일기] 독학재수학원 윈터스쿨 순항 중 (2)

-초3의 기억과 고3의 오늘-

by 마글사

[수험생육아일기] 독학재수학원 윈터스쿨 순항 중 (2)

-초3의 기억과 고3의 오늘-


딸이 초등학교 3학년 2학기 때였다.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수학·과학 영재원에 지원했었다.
입학시험이 있던 날은 토요일 오전이었다.


아침 9시까지,
그 조그만 초3짜리 여자아이를 시험장에 혼자 들여보내고
나는 돌아섰다.
그 순간 기분이 참 이상했다.

시험은 3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12시가 넘어 끝나는 일정이었다.


집에 돌아와 식탁에 멍하니 앉아 있는데
갑자기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내 욕심에 어린 애를 저런 전쟁통에 밀어 넣은 건 아닐까?
혼자 얼마나 무섭고 떨렸을까.’


시험을 마치고
혼자 현관 쪽으로 터벅터벅 걸어나오는 아이를 보는 순간,
이를 악물고 눈물을 참았다.
그리고 꼭 안아주었다.


그렇게,
그날로부터 8년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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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았어.
좀 춥긴 했는데, 그래서 오히려 졸리진 않더라.
도시락은 양이 좀 적긴 했지만 괜찮았어.
할 만했어.”


우리 딸은 원래 그런 아이다.
주변 환경에 대해 무심하다 싶을 만큼 털털하고,
쉽게 탓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성격이다.

딸이지만,
그런 점에서는 늘 존경스럽다.


그렇게 독학재수학원 윈터스쿨 생활도
만 3주를 넘기고 어느새 4주 차에 접어들었다.


학부모로서 이 윈터스쿨에 점수를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100점이다.

무엇보다
딸이 너무나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적응하려 애쓰고, 버텨내고 있다.


갑작스러운 서울시 시내버스 파업으로
하루 지각한 날이 있었고,
지난주 토요일에는 갑자기 체하는 바람에
조퇴한 적도 있었다.

그 외에는
지각도, 빠짐도 없이
모든 일정을 묵묵히 해내고 있다.


예전에는 부담감 때문인지
가방에 공부거리를 바리바리 싸 들고 다녀
늘 가방이 무거웠다.

지금은
공부는 학원에서 모두 하고
집에서는 오로지 쉬겠다는 루틴을 만들었다.
통학 가방도 자연스레 가벼워졌다.


집에 돌아오면
몸은 분명 피곤할 텐데
얼굴은 밝다.
요즘은 그 어느 때보다 재잘재잘,
집안 분위기도 좋다.


이제 한 달 남은
윈터스쿨의 나머지 시간도
아프지 않고, 무사히 잘 보내주길
그저 기도할 뿐이다.


오늘도
매 끼 도시락 사진과
싹싹 비운 도시락 인증 사진을
톡으로 보내오는 우리 딸.


엄마가,
곧 데리러 갈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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