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설명하는 심리 실험
우리는 도시의 풍경을 어떻게 가꿔나가야 하나? 건축가는 어떤 건축물을 지어야 하나? 이런 물음에 대한 답이 될 만한 논문이 최근 공개됐다.
공간 심리학 연구자인 Hiroki Kotabe, Omid Kardan, Marc Berman이 지난 2016년 10월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에 발표한 논문 <질서와 무질서: 시각적 무질서의 해체와 그것의 불법행위에 대한 영향(The order of disorder: deconstructing visual disorder and its effect on rule-breaking)>이 바로 그것.
연구자들은 온라인 노동시장 사이트인 Mechanical Turk를 통해 105명의 참가자를 선발한 뒤, 이들에게 자연환경과 도시환경에 대한 다지털 이미지들을 보여줬다. 평온한 자연 풍경, 조용한 동네 거리, 헝크러진 숲, 버려진 창고 등...
참가자들은 이 풍경들에 대해 질서 있다고 보는지, 무질서하다고 보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곡선이 많고, 경계면이 부서져 있으며, 비대칭적인 선 등이 많이 포함된 이미지들에 대해 참가자들은 '무질서' 점수를 높게 줬다.
또 다른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질서 있거나 무질서한 이미지들을 참가자들에게 보여준 뒤, 수학 시험을 풀도록 했다. 시험 점수가 높으면 현금을 주겠다고 하고, 부정행위를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무질서한 이미지를 많이 본 참가자들이 질서 있는 이미지를 많이 본 참가자들보다 부정행위를 더 많이 한 것이다. 부정행위를 한 경향성이 35% 더 높았다.
미국의 시사잡지 <애틀란틱>은 지난 1982년 3월 '깨진 유리창(Broken Windows)'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다. 그때 이후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져 왔던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이론이 등장하게 되었다. 아울러 우리가 도시를 어떻게 꾸며야 할지, 어떤 건축물이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주는지에 대한 영감도 던져준다.
표지 사진 : 2007년 1월 미국 메사추세츠주의 northampton 지역에 있는 버려진 병원. 위키미디어 커몬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