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은 몸이 아니라, 마음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필라테스 경력 17년, 1:1 필라테스 센터 운영 10년 차.
2009년 필라테스가 생소하던 시절을 지나
2018년 무분별하게 센터가 늘어나던 시절까지 지나,
지금까지 필라테스 전문가로서 자리를 지켜왔다.
가끔 강사들이 묻는다.
“대표님은 어떻게 이렇게 오랜 시간 센터를 운영하고 강의를 이어가세요?”
사실 내게는 특별한 비법이 있다.
그리고 그 비법은, 한 회원님과의 만남에서 분명히 깨닫게 되었다.
인상 깊었던 한 어머님 회원이 계신다.
50대 후반의 가정주부로, 평생을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오신 분이었다.
필라테스는 자신에겐 사치라고 여겼지만,
결국 이곳에 오게 된 이유는 오래 지속된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 때문이었다.
그분은 이미 수많은 치료를 경험했다.
도수치료, 약물치료, 각종 검사, 한방 치료까지.
그러나 효과는 잠깐뿐, 시간이 지나면 통증은 되돌아왔다.
필라테스도 처음은 아니었다.
다른 곳에서 1년이나 개인 레슨을 받았지만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딸이 말했다.
“엄마,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한 번만 가봐요.”
처음 우리 센터에 왔을 때, 그분은 어떤 동작을 해도 아프다고 했다.
통증을 오래 겪은 사람은 작은 움직임에도 예민하다.
“이 동작을 하면 또 아프지 않을까?”
“혹시 허리가 더 나빠지면 어떡하지?”
그 불안이 늘 몸과 마음에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나는 알고 있다.
아픔에는 언제나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허리가 아프면, 단순히 허리가 약해서가 아니다.
그 허리가 아프게 될 때의 순간, 이유, 상황이 있다.
그래서 나는 늘 초기 상담을 대화로 풀어간다.
수업 중 나는 조심스레 물었다.
“어머님, 허리가 3년 전부터 아프셨다고 하셨죠. 그때 무슨 일이 있으셨어요?”
그분은 잠시 생각하다가 생각이 난 듯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맞아요! 허리 아프기 전엔 오른쪽 어깨가 너무 아팠어요.”
“어깨는 왜 아프셨을까요?” 나는 다시 물었다.
그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때 집이 망하고, 아이들은 아프고, 저도 직장에서 잘렸어요.
그때 어깨가 너무 아팠는데… 아픈 걸 챙길 여유가 없었어요.
그냥 버텼죠. 그러다 시간이 지나니 어깨는 괜찮아지고, 허리만 남더라고요.”
나는 그 순간 깨달았다.
이분의 허리 통증은 단순한 체형 문제가 아니었다.
그 시작은 어깨였고, 어깨의 통증은 삶의 무게와 심리적 긴장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 긴장은 결국 허리에 남아 통증이 된 것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운동을 단순히 체형운동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았다.
그분의 삶을 존중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함께 움직였다.
몇 달 뒤, 어머님은 내게 말했다.
“이젠 허리가 안 아파요. 물론 다시 아플까 걱정은 되지만…”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아마 쉽게 아프지 않으실 겁니다.’
왜냐하면 몸은 스스로 흐르기 때문이다.
몸의 이야기를 들어주면, 몸은 스스로 회복의 길을 찾아간다.
운동은 그저 그 흐름을 돕는 작은 손길일 뿐이다.
필라테스 17년 차, 1:1 개인레슨센터 10년 운영의 비법은 특별하지 않다.
회원의 자세에서 오는 아픔을 단순히 체형의 문제로만 보지 않는 것.
통증에는 반드시 시작점이 있으며, 그것은 종종 심리적 긴장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
그리고 그 몸의 긴장감과 마음의 긴장감을 들어주고, 몸과 마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
나의 비법은 그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