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속 장애인은 어떤가요?
요즘 드라마 중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가장 핫한 것 같다. 재밌기도 하고 장애인에 대한 다양한 생각으로 인하여. 나는 아무래도 언니에게 장애가 있다 보니 더 열심히 보는 중인데 반대로 불편해서 보지 못하는 장애인 가족분들도 굉장히 많이 계시더라. 아무래도 마음이 불편해서겠지.
나도 드라마를 보면서 복합적인 감정이 드는데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일단, 드라마 주인공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우영우는 서울대 로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한 최초 자폐인 변호사다. 어리숙해 보이지만 일을 할 때만큼은 눈이 반짝거리며 재판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인물이다. 주변에는 본인을 사랑해주고 응원해주는 이들이 많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존재하지만 거기에 대해 자신은 자폐인이라 그렇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고래를 좋아한다.
이 드라마는 자폐인의 특징을 잘 잡아냈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 언니와 비교해보았을 때 그러하다. 실제로도 우리 언니는 어렸을 때부터 예쁜 문구류에 집착을 했었고 모았다. 내가 건드리면 때리기도 했고 내가 가진 것 중 예쁜 게 있으면 탐을 내기도 했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극 중 우영우는 고래에 대해 굉장히 잘 알고 있고 여러 가지 정보를 말하기 좋아하는데, 언니의 경우 그렇지는 않고 수집에만 집착을 했다.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계속 눈을 굴리는 모습도 그렇고 손을 움직인다던지 사람에게 집중을 하기 어려워한다. 나도 어린 시절 언니랑 싸울 때면 “내 눈을 보고 말하라고!” 하면서 싸웠는데 언니는 날 바라보지 못하고 화만 냈었다.
생각보다 자폐인들은 사람에게 관심이 없기도 해서 눈을 마주치며 대화하는 게 힘든데 언니는 유일하게 엄마하고만 눈을 마주치고 대화를 한다. 그동안 나와도 잘 마주치지 못했지만 요즘은 그래도 눈 마주치는 게 많이 늘었는데 이건 믿음을 주고 계속 기다려주어야 하는 과정이라 생각보다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자폐인이 저렇게 똑똑할 수가 있어?라고 생각하는데 간혹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굉장히 드물고 보통은 3화에서 나왔던 또 다른 자폐인 정도이다. 언니는 조금 더 나은 수준인데 그렇다고 재능이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집중력이 굉장히 좋다. 하나에 빠지면 굉장히 몰입하는 편이다. 언어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고 책을 읽는 것 또한 좋아한다.
드라마 속 내용과 배우의 연기를 보면 정말 노력했구나 싶은 장면들이 굉장히 많았다. 하지만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 말을 또박또박하면서 자기 의사를 전달하는 것도 굉장히 어렵고, 러브 라인도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있는 것도 꿈일 뿐이다.
우리는 언니가 어디 가서 성적으로 범죄를 당하지는 않을지 항상 노심초사한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보다 지적 수준도 낮고 말이 어눌하다 보니 그만큼 사람들이 쉽게 보고 무시를 해서 실제로도 사기를 당할 뻔한 적도 있어서 더 조심하고 있다. 여성 장애인일 경우 성범죄에 더 노출되기 쉽고 범인에 대해 서술하기 어려워 수사도 어렵다.
그들도 인권이 있고 자유가 있고 일단 이건 감금이나 다름없다. 가족들은 최대한 그래도 다양한 경험을 하기 바란다. 스스로 장도 보고 생필품도 살 수 있고 친구를 만나기도 하는 독립적인 사람이 최대한 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하는데 집에만 있으면 다른 사람과의 교류를 할 수 없다. 오로지 집 안에서 자기 혼자 고립되는 것이다.
온종일 집에 같이 있어주는 가족이 있다면 같이 다닐 수 있으니 좋겠지만 그런 경우는 생각보다 어렵다. 언니의 경우 사기를 당할 뻔했을 때 정리가 될 때까지 혼자 돌아다니지 못하게 했는데 굉장히 답답해했었다. 그래도 큰일이 날뻔해서 가족들이 처리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서 그나마 집에 있었던 거고 스스로 문을 열고 나가 실종되는 경우도 있다.
최대한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인간 관계도 쌓고 사는 즐거움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게 가족으로서의 마음이다. 가두고 싶지 않다.
드라마를 통해서 장애인의 인식이 좋아질 수 있으면 좋겠지만 효과는 잠시뿐일 거라고 생각한다. 당장 언니와 함께 나가면 어눌한 말투나 흔들리는 눈빛 때문에 이상하게 보고 무시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드라마 속 우영우는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현실 속 장애인들은 평생 차별 속에서 살고 있고 더 좋아질 일은 없이 상태가 나빠지지만 않았으면,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더라도 일이라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늘 그림자 안에서 살고 있다.
어떤 사람이 그런 글을 올렸더라. 사람들은 권모술수 권민우처럼 살고 있으면서 자신은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라고 착각하고 있다고.
드라마 속 우영우가 귀엽나요?
행복했으면 좋겠나요?
현실 속 실제 장애인에게도 조금만 따스한 마음을 나눠주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