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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골 Jul 30. 2022

지적 장애인을 가르친다는 것

백만 번 같은 말을 반복해야 한다는 뜻


7살짜리 아이는 몇 번 가르쳐주면 배우고 금방 터득하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줄 안다. 거기에서 응용까지 할 수 있는데, 그에 비해 자폐인들은 몇 번으로 배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정말 많은 시간을 들여 참고 가르치고를 반복해야만 한다.

언니의 경우 하나를 하기 위해서는 최소 10번 이상을 알려주어야 어느 정도 인지를 할 수 있고 따라 하려고 한다. 배울 때는 알지만 뒤돌아서면 자꾸만 까먹기 때문에 최대한 반복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늘 여러 번 알려주는 게 일상이다 보니 쉬울 것 같지만 생각보다 굉장히 힘든 과정이다.



단순히 참는 게 아니라

몇백 번을 억눌러야 한다는 뜻이다.


매번 참는다는 것을 사실 정말 힘든 일이라서 나도 모르게 폭발해서 화를 내버리고는 한다. 그때마다 주눅이 든 모습, 왜 자신은 잘하지 못할까 하는 좌절을 눈빛에서 보고는 한다. 그리고 나는 뒤돌아서서 후회를 한다. 조금만 더 참을 걸. 조금만 더 알려줄 걸. 왜 지금 화를 내버렸을까. 내가 조금만 더 배려하고 가르치면 되는 것을.

참지 못하고 화를 낸 내가 싫어지기도 한다. 화를 낸 사람도 꾸지람을 들은 사람도 참 힘들다.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몸만 성인일 뿐 아직 어린이인 언니는 하나를 배우려면 많은 시간을 들여서 반복하고 또 반복을 해야 한다. 이 과정이 정말 오래 걸리고 어렵기 때문에 가족들도 많이 힘들어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하지만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하나하나 모든 것을 가르치고 알려주어야 한다. 그래서 오늘도 모든 과정을 참고 또 참으며 다시 처음처럼 알려준다.

백번의 시도 끝에 한 번의 성공. 한 번에 배우는 경우도 드물지만 간혹 있는데 이럴 때마다 여기에서 희망을 본다. 그래. 다시 한번 해보자. 열심히 노력해보자. 다시 가르쳐주고 또 가르쳐주는 원동력이 되어 주는 경험이다.


지적 장애인들이 다소 답답하고 느리고 이해가 되지 않는 일처리 방법 등 불편함을 당연히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정말 많은 노력을 한 결과이다. 가족들은 이 발전을 기대하며 오늘도 다시 참을 인 백번을 손에 새기고 다시 한번 가르침을 반복하고 또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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