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우리를 나선 날

몸이 기억하는 자연

by 은하수

그날도 토야지는 꿈을 꿨어요.
햇빛이 반짝이고,
풀잎이 바람에 살랑이는 초록 들판 위를
맘껏 달리는 꿈이었어요.


그런데 아침이 되었을 때,
꿈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았어요.

우리 문이 열린 거예요.


“끼익…”

사람들이 우리 문을 열고,
바깥을 향해 길을 만들었어요.

“오늘은 우리 청소하는 날이야.
돼지들아! 밖으로 좀 나가!”


처음엔 모두 멈칫했어요.
밖에 나가는 건 처음이었으니까요.

하지만 토야지는 주저하지 않았어요.


“지금이야!”

토야지는 빠르게 앞으로 나아갔어요.
두려움보다 설렘이 더 컸어요.

바닥은 콘크리트가 아니라 흙이었고,
공기는 시원했고,

머리 위엔 진짜 하늘이 있었어요!


“우와… 이게 하늘이야?”

토야지는 처음 보는 파란색에 눈이 부셨어요.

바람이 코끝을 간질이자 콧물이 멈췄고,
햇살이 등짝을 쓰다듬자
몸이 따뜻해졌어요.


조금 더 나아가자,
풀잎이 발굽에 닿았어요.

“풀이 이렇게 부드러운 거였구나…”

토야지는 천천히,
그리고 점점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어요.

“와아… 와아… 진짜로 달리고 있어!”


그 순간,
토야지의 몸 안 어딘가에서
또 한 번 ‘딸깍’—

하고 무언가 켜지는 소리가 들렸어요.


작은 유전자의 스위치.
자연이 켜주고 있었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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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 토야지를 통해 알아보는 자연과 과학 이야기

좁은 우리에서 처음으로 자연과 만난 날,

토야지의 몸은 작은 변화들을 느꼈어요.

가렵던 피부가 괜찮아지고, 숨이 조금 더 편해졌죠.


과학에서는 이런 변화를 후성유전학이라고 불러요.

햇빛과 흙, 풀잎 같은 자연 환경이

몸속에 잠들어 있던 유전자의 스위치를

다시 켜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거예요.


자연은 때때로, 말없이

우리 몸을 다시 일으켜 세워 준답니다.


4화. “너도 멧돼지였단다” – 숲에서 만난 진실
4화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