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멧돼지였단다"-숲에서 만난 진실

숨겨진 몸의 기억

by 은하수

숲 속은 조용했어요.
풀잎이 살랑이고, 새소리가 바람을 타고 들려왔죠.


토야지는 처음으로 혼자 걸어보고, 뛰어보고, 쉬어봤어요.
햇빛을 맞으면서 숨을 들이쉬는 것만으로도
몸이 시원해지는 것 같았어요.


그러다 문득
낯선 인기척에 토야지가 고개를 돌렸어요.


큰 바위 뒤에서
몸에 털이 무성한 돼지 한 마리가 토야지를 바라보고 있었어요.


토야지는 깜짝 놀라 뒷걸음질 쳤어요.
“돼지… 아니, 멧돼지?”


그 돼지는 천천히 다가오더니
작고 아픈 토야지를 한참 바라보다가 말했어요.


“너도… 원래 나처럼 멧돼지였단다.”

“내가… 멧돼지였다고요? 전 그냥… 농장 돼지인데요…”

멧돼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했어요.


“너와 나는 같은 피를 가진 존재야.
하지만 너는 흙을 밟지 못하고, 햇빛도 못 받고,
가공된 사료만 먹으며 자랐지.
그동안 네 몸 안에 있던 스위치들이 꺼져 있었던 거란다.”


토야지는 멀뚱히 바라보다가,
자기도 모르게 배를 쓰다듬었어요.
며칠 전보다 살짝 홀쭉해진 것 같았거든요.


“그럼… 나도 멧돼지처럼 될 수 있어요?”

멧돼지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자연과 함께 지낸다면, 몸은 다시 기억을 되찾을 거야.
다리도 튼튼해지고, 털도 나고, 감기도 잘 안 걸리게 될 거야.
그건 네 몸 안에 이미 있는 힘이란다.”


토야지는 하늘을 올려다봤어요.
햇빛은 눈부셨지만,
이번엔 따갑지 않고 포근했어요.


"나...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그 순간,
토야지의 몸 안에서 또 한 번 ‘딸깍’—
작은 유전자의 스위치가 켜졌어요.


이번엔
몸뿐만 아니라 마음속에서도
무언가 따뜻한 불빛이 켜진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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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토야지를 통해 알아보는 자연과 과학 이야기
집돼지와 멧돼지는 유전자가 다를까요?
아니에요.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도, 어떤 환경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몸의 모습과 건강 상태가 달라질 수 있어요.

이것이 바로 후성유전학이 말해주는 이야기예요.
자연과 함께하면, 몸 안의 건강한 스위치들이 다시 켜질 수 있답니다.


5화. 자연이 토야지를 바꾸기 시작했어요
→ 숲에서의 며칠이 지나자,
토야지의 몸과 마음에 놀라운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해요.
과연 어떤 변화일까요? (5화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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