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본 할아버지의 이상한 회사

by 은하수

에릭은 버섯버거를 먹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말 이상한 회사예요. 돈을 버는 회사라면서 왜 지구에게 세금을 내요?”
“맞아, 다른 회사들은 안 그러잖아.”


이본 할아버지가 눈을 가늘게 뜨며 웃었다.
“얘들아, 우리 회사는 좀 특별하단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세상에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하거든.
그래서 사람들은 우리 회사를 ‘이상한 회사’라고 부르지.”


할아버지는 벽에 걸린 사진을 가리켰다.
옷을 만들고 있는 직원 옆에, 커다란 붉은꼬리매가 앉아 있었다.


“저 사람은 킴이라는 직원이란다.
어느 날 회사 마당에 다친 붉은 꼬리매가 떨어졌어.
킴은 그 새를 정성껏 돌봤단다.
그 뒤로 붉은 꼬리 매는 무서운 새인데도,
킴이 재봉틀을 돌릴 때면 곁에 앉아 있곤 했지.


그 일을 계기로 동료들과 함께 부상당한 새들을 돌보는 일이 시작됐단다.
지금도 맹금류 재활센터에서 그 일을 이어가고 있어.”

아이들의 눈이 동그래졌다.
“와, 옷 만드는 회사가 새까지 돌보다니, 진짜 이상한 회사네요!”


할아버지는 또 이야기를 이어갔다.
“우리 회사에는 크리스라는 친구도 있었어.
학교 다닐 때는 공부에 관심도 없고 의욕도 없어
부모님이 늘 걱정이었지.


게다가 학교 선생님은 크리스 어머니께
‘이 학생은 대학에 보내봤자 소용없습니다.’라고 했단다.
"부모님은 얼마나 속상했겠니?”


“그런데 지금은 크리스가 우리 회사 CEO가 되었단다.
그리고 남아메리카의 황폐한 땅,
200만 에이커(우리나라 경기도의 절반 크기, 약 8천㎢)를
다시 숲과 들판으로 되살렸단다.

무너진 생태계를 복원하는, 아주 위대한 일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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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탄성을 질렀다.
“공부 못해도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네요!”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리고 그 마음은 일상에서도 이어진단다.
크리스가 땅을 되살린 것처럼, 우리 회사도 작은 선택부터 바꿨어.


예를 들면 옷이 찢어지면 새로 사라고 하지 않고
오히려 고쳐 입을 수 있게 도와주지.


오래 입는 건 자원을 아끼고(자원 순환), 지구를 지키는 길이거든.
회사의 이익보다 지구를 먼저 생각하는 경영은 쉽지 않았지만,
우린 그 용기를 냈단다.”


아이들이 서로 얼굴을 바라보았다.
“우리 동아리 조끼도 구멍 났는데… 그럼 꿰매서 더 입어도 되겠네!”
“맞다, 옷을 고쳐서 다시 입으면 지구도 깨끗해져서 더 좋겠다!”


그때 다른 아이가 조심스레 손을 들었다.
“근데… 저도 크리스라는 분처럼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엄마가 하라니까 하긴 하는데, 재미가 없어요.”


옆에 있던 친구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래. 못한다고 혼나기만 하고…”


이본 할아버지는 아이들을 찬찬히 바라보며 말했다.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얘들아, 공부는 높은 점수나 1등을 위한 게 아니란다.
공부는 너희가 뭘 좋아하는지 찾는 과정이야.
그리고 그걸 세상에 도움이 되게 쓰는 방법을 배우는 거지.


교과서에서 배우는 모든 것은
생각을 표현하고, 자연을 이해하고,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알려준단다.


성적이 전부가 아니야.
좋아하는 일을 찾고, 옳다고 믿는 일을 친구들과 힘을 합쳐 해내는 것,
그게 바로 의미 있는 삶이지.


얘들아, 어떤 일은 반복할수록 더 좋아지고,
그 속에서 의미를 느끼기도 한단다.
마치 축구 선수가 매일 연습하면서 축구를 더 사랑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야.”


아이들은 버거를 한 입 더 먹으며 서로를 바라봤다.
“나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꼭 찾아볼래.”
“그리고 언젠가는 지구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거야.”


이본 할아버지는 따뜻하게 웃었다.
“옳지, 얘들아.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세상에 선한 발자국을 남기는 것,
그게 바로 우리 이상한 회사의 비밀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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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코너> 이상한 회사, 파타고니아

“여러분, 파타고니아는 학교에서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만 모인 회사가 아니에요.
학교에서 눈에 띄지 않던 아이들, 아웃사이더였던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일하는 회사지요.

등산가, 서퍼, 학계에 적응하지 못한 과학자, 예술가 같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어요.

이곳에서는 단순히 좋아하는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옳다고 믿는 일을 다른 사람들과 힘을 모아 해왔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파타고니아를 ‘이상한 회사’라고 부르지만,

바로 그 이상함이 회사를 성장하게 만든 비밀이 되었어요.”


태그

#기후위기 #환경교육 #지속가능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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