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프로젝트에 앞서...
누군가 제게 '꿈이 뭐냐' '최종 목표가 뭐냐' 묻는다면,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이렇게 대답할 거예요. '선한 영향력이 있는 글을 쓰는 작가입니다'라고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세상과 이별하는 그 순간까지 작가로 남는 것'이 최종 목표이자 꿈이었는데 세월 속에 좀 더 구체적으로 업그레이드가 됐달까요. 갈수록 팍팍해지는 세상을 글로서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었어요.
그런데 '꿈' 하면 저 멀리 있는, 죽을 때까지 손에 잡히지 않을 듯 비현실적인 걸로 여겨지잖아요? 저 역시 그랬기 때문에 '언젠가는'이라는 표현을 늘 덧붙였던 거 같아요. '언젠가 내 책을 내면 그렇게 할 수 있겠지' '언젠가 내가 좀 더 유명한 작가가 되면 그렇게 할 수 있겠지'하고요. 그런데 요즘 새벽 기상을 하고 아침 독서, 일기 쓰기를 하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 꿈을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없는 걸까?
그렇게 생각해 낸 것이 '위로 프로젝트'입니다.
인스타그램에 새 계정을 만들어 위로가 필요한 누군가의 사연을 받고 진심을 다해 공감해 주고 글로서 포옹해 준다는... 그렇게 쓴 짧은 글에 살을 덧붙여 브런치와 블로그에도 게재하고 그 글을 녹음해 유튜브에도 올리면 단 한 사람이라도 더 찐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에요. (브런치 글들을 모아 추후 출간까지도 할 수 있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거고요)
그럼 온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진 못할 지언정 간절한 마음으로 사연을 보냈을 단 한 사람에게는, 그리고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온기를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전문 상담사의 똑 부러지는 처방은 애초에 불가능하겠지만, 그저 당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 혼자 힘들어하지 말고 함께 나누자고... 그 어떤 한숨도 눈물도 여기선 괜찮다고, 어깨에 잔뜩 올라가 있는 그 짐 좀 내려놓고 온몸에 가득 들어간 힘 좀 툭 풀어보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오래전부터 주변 사람들의 이런저런 고민과 걱정거리들을 들어주는 역할을 해 왔기에 공감과 경청엔 자신이 있었거든요. 온작가라는 제 필명(따뜻한 작가)과도 꼭 맞는 일인 것 같았고요. 또 저처럼 부족한 사람이 20년 넘게 '직업 작가'로 밥을 (제 능력에 비해서는 넘치게) 먹고살고 있는 데 대한 보은의 의미도 있다고 하면 너무 거창한 걸까요?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또 한 가지 큰 고민거리가 생겼어요. 남편과 함께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해보기로 한 유튜브 육아 채널이나, 기존에 블로그, 브런치에 써 오던 육아 관련 글들, '맘맘(엄마 마음) 치유 글쓰기'라는 제 온라인 강의는 '나처럼 바쁘고 부족한 엄마들을 돕는다'는 한 방향만을 향해 가고 있었는데 그것과는 조금 다른 새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면 기존의 콘셉트를 버리던가 잠시 내려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던 거죠. 그렇다고 두 가지를 함께 하기에는 제가 가용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형편없이 적은 상황이었고요.
아기가 잠들고 저의 절친인 남편에게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그의 대답은 심플했어요. '큰 방향성은 '위로'로 잡되 중간중간 한 번쯤은 '오늘은 저 자신을 위로하는 시간입니다'라고 하면서 육아를 하며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있는 네 이야기를 쓰고 스스로 위로해주면 되지 않을까? 그럼 육아 콘텐츠들을 버리지 않아도 되잖아 내가 봤을 땐 그 안에 충분히 녹여낼 수 있을 것 같아' 오! 그렇구나... 나를 위로하는 시간! 역시 나의 솔로몬! ㅋㅋ
이제 곧 저의 위로 프로젝트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처음엔 저만 아는 프로젝트인 채 어쩌면 몇 달을 아주 외롭게 가야될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에게 전하는 위로, 주변 친한 지인들에게 전하는 위로부터 채워가면서 이 가슴 뛰는 일을 끝까지 한번 해 보겠습니다. 그 끝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지만 무엇이 되었건 상관없어요. 그저 진심을 다해 세상의 온도를 단 0.1도라도 올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