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작가 Dec 02. 2022

30대 워킹맘, 이대로 괜찮을까요

'위로해 드려요, 글포옹' 첫 번째 이야기


지금, 당신의 마음은 안녕한가요? 유난히 버겁고 외로운 하루였다면 잘 찾아오셨습니다. 여기는, 그 어떤 고민도 걱정도 다 내려놓고 어깨를 툭 떨어트릴 수 있는 공간, ‘위로해 드려요, 글포옹’입니다.     



글포옹 첫 번째 사연이에요.     


안녕하세요? 이제 막 두 돌이 지난 아기를 키우고 있는 30대 중반 워킹맘입니다.

전 아기가 첫 돌이 되자마자 회사에 복직했어요. 조금 더 아이에게 집중하고 싶었지만 경제적인 상황도 무시할 수 없었고 경단녀가 되는 것도 사실 좀 두려웠고요. 정말 오래 준비하고 어렵게 취업한 곳이어서 더더욱이요.

그런데 양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 이제 겨우 두 돌인 아이를 매일 저녁 6시까지 어린이집에 보낸다는 게 너무너무 미안해요. 특히 우리 아기만 혼자 남아있을 때가 많아서... 그럴 땐 정말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가, 좀 덜 먹고 덜 쓰고 살아도, 경단녀가 돼도 그냥 엄마인 내가 아이를 온전히 케어하는 게 맞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든답니다. 아이를 하원 시키고 저녁밥 주고 좀 놀아주면 잘 시간이라... 엄마 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적은 것도 너무 마음이 아프고요. 저는 저대로 하루 종일 동동거리며 사느라 체력도 정신력도 바닥이고요. 새내기 워킹맘 좀 위로해주세요.     



후배 워킹맘님 정말 힘드시죠? 잘 오셨어요. 여기선 얼마든지 푸념하고 하소연해도 되고요, 울고 싶으면 마음껏 소리 내서 울어도 괜찮답니다. 


저도 이제 네 살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워킹맘 동지예요. 저희 아이는 무려 조리원에서부터 엄마가 다시 일하는 걸 봐야 했고요, 백일 무렵부터 영아 전담 어린이집에 맡겨졌었죠. 


그런데 저는 지금까지도 그런 부분에 대해선 아이에게 미안하단 생각을 별로 해 보지 않았답니다. 가끔 안쓰러울 때는 있었을지언정 미안하단 감정은 아니었던 거 같아요. 제게는 제 몸과 마음의 상처가 더 크게 보였거든요. 원래도 체력이 약했었는데 늦은 나이에 엄마가 되니 정말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 ‘이게 사람 사는 건가’ 하는 말을 달고 살았지요. 


그래도 너무 좋은 어린이집 원장님을 만난 덕분에 시간이 가니 조금씩 모든 게 회복됐어요. 아이는 아이대로 정말 건강하고 밝게 잘 자라줬고요, 저는 저대로 일하는 엄마의 삶에 적응해왔죠. 물론 아직도 가끔은 다 놓고 싶을 정도로 힘들 때도 있지만 예전보단 전반적으로 훨씬 수월해진 게 사실이에요. 


그러니 당신의 선택을 믿고 시간의 힘을 믿어보세요. 조금씩 조금씩 정리가 돼 갈 거랍니다. 그리고 ‘정말 오래 준비하고 어렵게 취업한 곳’이라고 하셨잖아요? 빛나는 청춘의 피, 땀, 눈물로 이뤄낸 그 커리어를 왜 포기할 생각을 하세요~ 


아이에겐 아이의 삶이 있고, 당신에겐 당신의 삶이 있는 거예요. 아이를 위해 모든 걸 내려놓고 모든 걸 쏟아붓는 삶은 또 그 삶대로 위대한 거겠지만 당신은 당신의 일을 사랑하고 있잖아요.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엄마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 아이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요? 


너무 애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강하더라고요. 퇴근 후 단 한 시간이라도 충분히 안아주고 사랑한다 말해주고 따뜻한 시간을 보내면 되는 거예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번 물어보고 싶어요. 오늘 하루 당신만을 위해 얼마간의 시간을 보냈나요? 당신을 돌아보고 돌보는 시간 말이죠. 아마도 머릿속엔 일과 아이, 두 가지밖엔 없었을 것 같은데요, 미안해해야 할 대상은 아이가 아니라, 아이에게 한 것, 반의 반의 반의 반 조차도 신경 쓰지 못했던 당신 자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당신은 정말 귀하고 소중한 사람이에요. 지금 이 순간 잠깐이라도 ‘정말 수고했어, 애썼다’ 하며 스스로를 토닥토닥~ 해보세요.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는 건 진리이니까요. 오늘 하루도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영상으로 위로받고 싶으시다면

https://youtu.be/QFcMXlZ9iLQ


사연을 보내주세요, 글로 따뜻하게 안아드립니다

(인스타그램) @onmomon0716

https://open.kakao.com/o/smuF3fRe


keyword
작가의 이전글 위로해드릴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