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IB가 뭐야?

번외 편 (3) - 인터뷰

by 타프씨

질문> IB 선택 과목은 어떤 것이었나요? 전공을 고려한 선택이었나요? 실제로 대학 전공 수업을 들은 후 선택 과목과의 연관성과 영향력이 어떤지 설명해 주세요.


저는 IB 과목으로 수학 AAHL, 물리 HL, 화학 HL, 컴퓨터과학 SL, 영어 SL, 중국어 AB Initio를 선택했고, 이는 컴퓨터공학과랑 전기전자공학과로의 진학을 고려한 선택이었습니다. 근데 사실 진학 요건을 충족한다는 점 외에는 전공 수업과 선택 과목 간에 겹치는 내용이나 연관성은 딱히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질문> 위의 질문과 관련해 아쉬운 부분이나 놓친 부분, 예를 들어 대학 와서 보니 수학은 최소한 이 정도는 들었어야 했다거나, 어떤 과목은 생각보다 더 도움이 됐다거나 했던 부분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이과 진학을 목표로 하신다면 수학 AAHL을 선택하는 것이 거의 필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IB 컴퓨터과학은 수업을 듣는 것과 안 듣는 것의 차이가 별로 없다고 느꼈기에 웬만하면 점수 따기 쉬운 과목, 혹은 졸업 후 보다 폭넓은 전공 선택을 위한 여타 과학 과목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질문> 다시 IBDP를 시작하는 11학년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식으로 공부 계획을 짜고 싶으신가요? (예; 과목 선택은 어떻게 할 것인지. 2년 전반을 놓고 큰 그림의 계획으로)


진학을 희망하는 전공을 몇 가지 염두에 두고 그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각종 대회 혹은 이벤트(수학 올림피아드, 해커톤, etc.)에 참여하는 것도 희망하는 대학으로 진학할 가능성을 높이는 데 유의미하게 기여한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자신이 선택한 과목을 중심으로 어떻게 공부했는지, IA 주제를 정할 때는 무엇을 참고해 주제를 정했는지, 꿀팁이나 주의할 것들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저는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고, IA 주제는 구글에서 이전에 고득점 한 제출본을 참고하여 주제를 살짝 바꾼 후에 선생님과의 상담을 거쳐 다듬었습니다. 꿀팁은 선생님들이 하라는 대로 하는 것입니다.



질문> EE와 TOK에 대해, 언제까지는 어느 정도 끝내둬야 한다던가, 주제나 과목을 정할 때 뭘 가장 고려해야 하는지, 돌아보니 이런 건 잘했던 것 같다거나 아쉬웠다 하는 부분을 알려주세요.


먼저 TOK 주제는 주어진 주제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하는 게 발표하기에도, 에세이 작성하기에도 좋은 것 같습니다. EE는 물론 점수가 잘 나오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제 경험을 토대로 말씀드리자면 선생님이 가장 적극적인 과목을 선택하는 게 점수가 제일 잘 나옵니다. 제출 날짜에 관해서는 그냥 최대한 신속하게 모든 단계를 마무리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은 것 같습니다.



질문> 마지막으로 재학시절 IB를 이수했던 게 대학 진학 후 도움이 됐나요? 지금 IB를 시작했거나 준비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IB를 이수했다고 해서 IB 과정을 거치지 않은 학생들보다 크게 앞서 있는 건 아니지만, 몇몇 과목을 면제받아서 첫 학기가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제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점수 주는 건 선생님들이니 선생님들이 하라는 대로만 하면 된다는 겁니다.






(인터뷰 내용은 학생이 작성한 상태 그대로 수정 없이 개제하였습니다)

이 학생은 제가 아이를 키우고 대학을 보내는 동안 지켜본 주변 아이들 중 가장 이상적인 학생이었습니다.

물론 평가를 위한 다양한 기준이 있을 것이며 주관적 견해의 차이도 있겠지만

최대한 객관적이고 상식적인 선에서 보더라도 역시 그런 학생이라고 생각합니다.


70, 80년대 티브이에서 서울대 수석합격한 학생을 인터뷰하면 꼭 하는 말들이 있었죠.

"저는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어요."

"학교 공부 중심으로 했습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말이지요.


이전에도 언급했듯 해외에 사는 한인사회도 별반 한국과 다르지 않습니다.

한인들이 모여사는 곳이라면 마치 자연발생 한 것처럼 학원이라는 게 생기고 한국 레슨 샘들이 등장합니다.

영어 실력을 위해 국제학교에 보내면서도, 한국 부모들은 아이를 또 한국 영어 학원이나 한국 영어샘에게 레슨을 시킵니다.

학교 공부가 전무한 한국어 공부를 위해 논술 수업이나 국어 학원에 가고, 한국 수학을 배우러 또 갑니다.

한국처럼 초등 저학년부터 피아노나 플룻을 가르치고, 태권도 수업에 보냅니다.

물론 한인이 적게 사는 곳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다수의 한인사회에서는 보편적인 일입니다.


20여 년 자카르타에 살며 제 주변에서 한 번도 학교 수업 외 학업과 관련된 다른 레슨을 받지 않은 학생은 이 학생이 유일했습니다. 전무 후무 했죠.

이 학생은 정말로, 학교에서 하라는 대로,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만 잘 따랐고, 초등 고학년부터 학년의 탑을 유지하더니 졸업할 당시엔 이과 1등으로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이 학생이 받은 레슨은 초등 고학년, 한 음악가의 피아노 연주곡을 꼭 치고 싶다고 시작한 피아노 레슨과 중학생 무렵 배우고 싶다던 드럼 레슨이 다였습니다.


한국 아이들 중에는 여름 방학 한국에 방문한 두 달 동안에도 학원에 다니는 경우가 있습니다.

입시에 필요한 공인 어학 점수, 토플 점수를 따려고 9학년부터 한국에 갈 때마다 학원을 가기도 하죠.

일찍 시작했다고 높은 점수를 받는 건 아니라는 걸, 저는 주변 아이들을 보며 알았습니다.

매년 한국 학원에 몇 백을 썼다고 고득점을 받는 건 아니었죠.


학원 한번 다니지 않았던 이 학생은 11학년이 되어서야 남들 다 본다는 토플을 테스트 겸 한번 보았고, 열심히 학원 들락거렸던 애들보다 훨씬 높은 점수를 단박에 받아냈습니다.

아마 이 학생이 다른 애들처럼 학원을 갔다면, 만점을 받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했습니다.

근데 또 한편으로는, 그랬다면 과연 이 애가 그런 점수를 받았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그냥 두었기 때문에, 보채고 떠밀지 않고 그저 하고 싶어 하는 대로 뒀기 때문에 반항도 갈등도 없이 학업을 이어간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타고난 아이큐도 어느 정도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국어수업 한번 받지 않았고 국어를 위해 학원 한번 가지 않은 아이가 EE를 국어로, 누구의 도움 없이 썼다는 건, 단순히 아이큐의 문제만은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그 애가 대단하게 된 건 부모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그 애의 엄마는 어린 시절 아이와 많이 놀아주었습니다.

함께 레고를 만들고 함께 그림을 그리고 함께 책을 읽었습니다.

해외로 나오며 더 신경 써서 아이를 위한 책을 골라 컨테이너에 실었고, 해외라서 더 열심히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같은 책을 여러 번 반복해 읽어주었고 그 애도 스스로 책을 읽게 되었을 때 그렇게 행동했습니다.


아이가 혼자 이상적으로 만들어질 수는 없습니다.

아이가 이상적이라는 건 부모 역시 이상적인 부모의 모습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거라 생각합니다.

비단 책 읽기와 놀이 말고도 부모 간의 사이, 서로를 사랑하고 배려하고 격려해 주는 모습과 함께 한 환경 역시 그런 결과에 한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가까운 지인이기에, 그 멋진 가족을 잘 알기에,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진 것 같네요.

제가 본 가장 이상적인 학생이자, 이상적인 부부이며,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이랍니다.


누구 하나가 아닌 각자가, 각자의 몫을 잘 해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으면서도요.


이 학생은 졸업 후, 싱가포르 난향공대(NTU)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하여 수학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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