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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으나랑나 May 17. 2023

불안함, 그 썰물의 파도가 내게 밀려올때

믿음이라는 가치가 빛나는 순간

불안하다.

그 기분이 동요되기 시작하니.

갑자기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 들었다.

세상이 깜깜해졌다.

손발이 절로 떨려왔다.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호흡히 가빠졌다.

그리고 내 시야가 자꾸 좁아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얼른 내가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찾아,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내 몸이 얘기해주는 나의 불안함의 신호를 관찰해보고, 그 신호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려고 한다.


사랑하는 대상이 나를 멀리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

사랑하는 대상이 나를 더이상 봐주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때,

사랑하는 대상이 나를 두고 떠나갈 것만 같은 느낌이 들때,  

사랑하는 대상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은 생각이 들때,

사랑하는 대상이 더 이상 나를 찾지 않을 때,

이 공간에서는 나를 사랑해주는 대상이 없다고 느껴질 때,


이런 생각과 기분을 느낄 때, 나의 불안의 신호 버튼이 순간적으로 눌려지는 것 같다.

주관적인 나의 생각으로 발생하는 나의 감정이다.


이 때 사랑하는 대상은 부모일 수도, 남자친구일 수도, 혹은 가깝게 느끼는 친구일수도 있다. 즉 어떤 대상이든 내게는 의미있는 존재에게서 경험되는 감정이다.


나의 불안을 정리해보면, 결국 유기불안과 연결되어있다.


유기불안은 부모하고의 관계에서 초기 감정 경험(이 감정 경험이 무엇이며, 그 근원은 어디에서 시작되는지에 대해서는 다음 챕터에 다룰 예정이다. 그리고 내가 불안을 느낄 때 어떤 식으로 그 과정이 작동하는지에 대해서도 다른 챕터에서 다룰 예정이다)으로, 오늘은 이 불안을 내가 어떻게 다루고, 안정시키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어볼 생각이다.


이 불안 버튼이 작동될때,

그 생각이 나를 집어 삼키게 되면서 무엇이든 나를 안정시킬 수 있는 대상을 찾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를 진정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내가 할 수 있는 행위를 한다.


일단 신체 반응이 느껴지기 때문에, 시선을 주변부로 돌리며, 눈에 들어오는 색깔, 건물, 혹은 자동차 등 어떤 대상의 특징을 몇가지 찾아본다. 그리고 좀더 여유가 된다면, 눈을 감고 내 주변에 어떤 소리가 있는지, 그 소리에 온전히 집중하며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몇 가지의 소리를 찾아본다. 그리고 또 여유가 있다면, 나의 코를 자극하는 향기는 무엇이며, 어떤 향이 내 주변에 존재하고 있는지 몇 가지의 냄새를 발견해본다.


그러고 나면, 땅에 뿌리내려진 내 발의 감각을 마지막으로 느껴본다.

내 발이 땅에 단단히 잘 붙어있는지, 그리고 발은 땅에 어떤 모양으로 접촉되어있는지, 땅을 딛고 있는 내 발은 어떤 느낌인지 관찰해보고 다시 생활해본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어느 정도 몸이 얘기해주는 불안의 큰 파도는 잠잠해진다.


그리고 잦아진 파도가 어떤 이유로 생긴것이며, 파도가 내게 얘기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어떤 것인지 그 의미를 고찰해본다.

그때는 시간 순으로 어떤 일과 상황이 있었는지에 대해 써보기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일기장에 가득 담아넣기도 하며, 펜 잡는 것조차도 에너지가 드는 일이면 노트북을 열고 워드장을 키고 글을 쓴다.

그리고 누군가와 대화를 하며 내가 지금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린다. 그러면 어떤 누군가는 나의 감정을 알아주고 이해해주고 공감해주며, 나와 그리고 내 감정과 함께 있어주기도 하고, 어떤 누군가는 감정을 벗어나기 위한 해결책을 주기도 하고, 어떤 누군가는 내가 내 감정을 빨리 해소시키길 원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 위로를 한바가지 해준다.

또 소설이든 에세이든 시든 철학책이든 눈에 들어오는 책 한 권을 펼쳐서 읽어보기도 하며, 내생각은 어떤지 비추어보기도 한다.

또 운동을 가거나, 혹은 주변을 무작정 걸으며, 현재 내가 가진 생각을 차분히 관찰하고 돌아보며, 지금의 분위기를 환기시키기도 한다.

그리고 또 어디선가 나를 지켜볼 누군가를 생각하며, 기도도 해본다.

 

그 때 그 때 마다 내 감정이 안정되는 방식은 다르지만, 내가 나 자신을 안정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들이다.  


이렇게 나를 안정시키고 나면, 마음이 고요해지면서, 다시 편안함이 미소와 함께 찾아온다.


그리고 몸을 통해서 불안이 내게 얘기하는건,

'이걸 잘 생각해. 나를 떠나가는 사람은 없어. 지금 내 생각이 그 사람을 저멀리 보낼 뿐이야.

그리고 내 곁엔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은 항상 내곁에 있어. 다만 눈으로 보이지 않는 순간도 있을 뿐인거야.

한 순간의 내 마음으로 그 사람을 의심하지마.

믿음이란 그런거야. 믿음이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을 향해 의심의 눈길을 보내기도 하고, 때로는 확신에 찬 마음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그렇게 믿음의 길을 걸어가는거야.

그리고 지금 그런 마음을 너가 충분히 경험해야할 때가 주어진거야. 그걸 온전히 경험하며, 내게 주어진 그 길이 어떤 말을 걸어오는지 한번 살펴보자. 다시 한번 시작해보자'

  

최근 해석의 갈등이라는 책을 읽으며 내가 정리해본 건, 나 자신의 내면 구조를 해석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해주는 것이 언어이며, 이 언어를 통해 자기이해의 구조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처럼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친숙한 언어로 나 자신의 불안을 정리해보는 일도 아주 의미가 있고, 나 자신에게 기특하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그렇게 나 자신을, 내 주변을, 내 환경을 느끼며, 내가 가진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것, 그리고 그 믿음을 저버리지 않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어떤 누군가의 마음을 또 믿는 것. 그리고 그 믿음을 언어로 전하는 것.


R. Kelly의 노래가 생각난다.

"I Believe I Can Fly

I believe I can touch the sky

I think about it every night and day

Spread my wings and fly away

I believe I can soar

I see me running through that open door"

 

오늘 내게 다가온 불안의 파도를 잘 탔고,

또 앞으로도 흔들리고 휘청거리면서고 잘 타볼 예정이다.


오늘 내게 왔던 불안의 파도는 과연 어떤 일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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