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도 있었지 I

by eun

나눗셈을 못해서

밤늦게까지 엄마와 나눗셈을 타파했지

울며불며 그런 날도 있었지


신발의 또각또각 소리가 좋아서

엄마의 구두를 신고 나가 뒤꿈치에 피가 나도록

길을 걸었지


캄캄해질 때까지 장을 보고 엄마손 잡고 오는 귀갓길에

우연히 올려다본 밤하늘의 별들이 소곤소곤 거리는 게

신기해서 그땐 그게 좋은지도 모르고 지냈지


그레이스 쇼핑에서 엄마가 장 볼동안 얌전히 어묵 먹는데

다 먹고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자 나를 버리고 간 줄 알고

대성통곡하며 울었지

나중엔 엄마가 와서 울음을 그쳤지만 그땐 어린 마음에

잠깐 상처받았었지


날 낳은 일을 후회한 적은 없었냐고 물었지

엄마는 단 한 번도 없다고 답해서

사람인데 왜 없었을까 했지만 그렇게 말해줘서 엄마에게 감사했지


외출하는 엄마가 용돈 주셔서

오빠는 100원짜리 다섯 개, 나는 500원짜리 한 개를 받고는

셈할 줄 몰라서 적게 준다고 잠깐 억울해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