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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 KOO RN Oct 16. 2021

미국에 살면 총기사고 무섭지 않아요?

총상 환자 이야기

https://www.cdc.gov/nchs/pressroom/sosmap/firearm_mortality/firearm.htm


 미국에 간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가장 크게 걱정했던 부분은 마약과 총기사고 였다. 미국에서는 개인이 총기를 소지하는 게 쉽기도 하고 뉴스에서 심심치않게 사건 사고가 보도되다보니 나 역시도 오기 전에 걱정이 되긴 했다. 미국 중부에 산 지 2년 반, 간호사로 일한 지도 2년 반이 되어가는 지금까지 총상 환자를 직접 마주한 건 세 번이었다. 많다면 많은 수치있지만 일상생활에서 두려움을 떨 만큼 흔하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물론 주마다 혹은 도시마다 그 분위기가 조금씩 다를 수는 있을 것 같다. 내가 현재 살고있는 미네소타 주는 위의 지도에서 노란색으로 비교적 사고율이 낮은 편이다. 대도시가 많은 캘리포니아, 뉴욕 주의 경우는 전체 사망자 수는 많지만 인구 전체 대비 사망자 수는 굉장히 낮다.


 첫 번째 총상 환자는 파고에 있을 때 였는데, 시내의 한 펍에서 싸움이 일어났고 화가 난 사람이 집에 가서 총을 가져와 상대편 사람들에게 마구쏘았다. 3명의 부상자가 있었고 그 중 한명이 내가 일하는 병원으로 왔다. 총 8발의 총상을 입었는데 대부분이 팔과 다리였고 주요 장기들을 피해서 생명에 큰 지장이 없었다. 한쪽 다리에 좀 더 집중되어서 그 환자는 피부 이식 수술(일반적으로 허벅지의 얇은 피부 일부를 떼어서 손상을 입은 쪽에 이식)을 받았다.


 사고가 났던 펍은 동료들 얘기를 들어보니, 원래 평소에도 그 주변이 위험해서 사건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라 했다. 난 한번도 가본 적이 없었는데 그 사건 이후로 그 일대는 더 가기가 꺼려졌다. (미국에서는 안전한 지대와 위험한 곳의 지역 구분이 좀 더 두드러지는 편이고, 사람들이 가지말라고 하는 곳은 다 이유가 있다..)

총상의 경우 일반 수술 혹은 검사로 인한 절개와 다른 형태의 상처를 가지게 된다. 또 총알이 들어가고 몸 밖으로 나와서 한 발에 두 곳의 상처가 동시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주변 조직이 강한 압력과 열로 손상되다보니 화상과 비슷한 피부조직 괴사가 일어나기도 한다. 첫번째 환자의 경우 이 때문에 결국 피부 이식 수술을 해야 했다.


  번째,  번째 환자는 자살 시도를  경우였다.  번째 환자는 구강 내에 상처로 인해서  오랫동안 고정장치를 하고 있어야 했고  때문에 입을 아예 벌리지 못해 음식 섭취는 비위관을 통해 이루어 졌다. 또한  분비가 계속 되는데 입을 고정시켜두다보니  주변 침으로 인한 피부 손상을 막는 일도 필요했다. 당시엔 거즈를 계속 수시로 교체해 주는  외에 달리 방도가 없었다. 보통 자살시도의 경우에는 정신과 협진도 함께 이루어 진다. 실제로 아래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년간 총기사고 사망자수의 60% 정도가 자살이었다. 삶이 힘들어 포기하려고 했던 이들에게 어떤 간호가 가장 필요할  항상 고민이 많이 된다. 어떤 말이 가장 위안이  지도 간호사로서  어려운 순간이다.


https://worldpopulationreview.com/state-rankings/gun-deaths-by-state


 

 내 주변 미국에서 나고 자란 미국인들을 보면 총기 사고에 대한 심각성은 인지하지만 총기 소유를 국가가 규제하기 어렵고 자기 방어를 위해 필요하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일반적으로 단독 주택(차고, 지하 등이 갖추어진 집)에 살다보니 짐승의 습격 혹은 사건 사고에 대한 방어 목적으로 지하나 금고 같은 곳에 넣어서 보관하는 경우도 꽤 많았다. 이런 문화가 한 순간에 바뀌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래도 예전에 비해서는 총기를 개인이 소지한 비율이 점점 낮아지는 추세이다.


https://www.cnn.com/2018/02/15/politics/guns-dont-know-how-many-america/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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