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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콩 Apr 10. 2020

세네갈의 봄(Incorruptible/2015)



세네갈에 살던 시절, 대부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어디 사느냐, 너의 세네갈의 성이 무엇이냐 누가 그 이름을 주었느냐로 시작이 된다. 내가 살던 께베메르는 전 대통령 압둘라이 와데의 고향으로 많은 사람들이 께베메르를 알고 있었다. 다카르에서 생루이 올라가는 길 아주 작고 귀여운 마을에서 압둘라이 와데가 태어났다. 세네갈의 봄 영화 속 많은 그의 주변인들은 대통령이 되기 전 세네갈의 꿈이었다고들 한다. 새로운 세네갈을 위해서 대통령이 되고자 했던 것이다. 하지만 재선을 하고 세네갈의 법상 최대 2선까지만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을 어기고 삼선에 도전했던 것이다. 당시 그의 경쟁상대는 현 대통령인 마키살. 



 재미있는 것이 대통령이 되기 전의 마키 살을 보는 것이었다. 나는 작년 마키 살의 재선을 의심을 했던 이유는 세네갈이 원유를 개발하게 되면서 석유 공급국으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그 과정 속에서 마키 살의 동생인 알리우 살이 담당하며 많은 사람들이 부정부패를 우려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알리우는 원유 관련하여 전문 경험 지식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이 사람들의 의견이었다. 아직 공론화가 되지 않았는 건 진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끝내 마키 살은 대통령 재선에 성공하게 되었다. 압둘라이 와데가 삼선을 도전하며 자기 자식에게 승계를 하기 위해 애를 썼었는데 다른 버전의 마키살과 그의 동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프리카의 대선은 그야말로 아주 크고 중요하며 외국인에겐 조심해야 하는 시기이다. 그만큼 폭력적일 수도 있으며 함부로 선거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간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께베메르 집 앞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대통령의 부정부패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 그 친구는 결코 그래서는 안되고 그런 일이 없다며 당황해했었다. 그 뒤로 정치에 대해 더 이상 물어보지 않고 조심했던 기억이 난다. 세네갈의 봄 다큐를 보다 보면 세네갈의 문화를 알면 압둘라이 와예가 정말 여우 같은 노인네로 보일 수밖에 없다. 세네갈은 대통령이 아무리 저지를 해도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는 등의 여러 문제가 종종 있곤 한다. 그럴 때면 대통령이 종교지도자인 마라부에게 부탁을 하여 시위대 해산을 부탁하는데 힘이 있는 마라부의 한마디로는 즉시 해체가 되는 광경을 보기도 한다. 그만큼 영향력 있는 종교지도자의 말은 정말 큰 힘인 것이다. 영화 속 압둘라이 와데는 그들도 세네갈의 국민이며 투표의 권리가 있고 지지하는 후보자가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며 마라부의 선택이 다수의 선택이 아니라며 마라부를 섭외하여 투표권에 영향을 주려는 활동을 볼 수 있었다. 그는 분명 잘 알고 있었다. 그 마라부의 한마디면 그 지역구 혹은 그의 지지자 표는 모두 그의 것이라는 것을. 



 코트디부아르는 세네갈보다 조금 더 심각한 대선 역사를 가지고 있다. 대선으로 인해 내전으로 번져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유럽 및 미국의 영향을 받았으며 그것이 정말 완벽한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더랬다. 다큐 속 한 인터뷰에서 




"끝내 세네갈이 망하면 그들이 어떻게 하겠어요? 유엔을 불러들이고 나토를 불러들이고 우리한테 쌀이나 기부하겠죠. 평화 유지군이 우리를 구하러 왔다, 미군이 우리를 구하러 왔다, 프랑스군이 우리를 구하러 왔다 큰소리칠 거예요.   자기들이 신이 나 구세주 하느님이 된 듯 굴 거예요. 밥맛없는 놈 하나 데리고 와서 권력을 쥐여주며 말하겠죠. 이들을 따르라. 우리는 코트디부아르의 전철을 밟을 순 없어요. 외부에서 우리나라에 관여하는 꼴 못 봐요. 세네갈에선 용납 못해요.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린 독립국입니다. "







국제 개발 일을 배우며 일을 하고 있는 나는 참 많은 생각이 드는 인터뷰였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기엔 아프리카에 우리 같은 사람들이 더 많이 필요하고 더 많이 원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결국 그것은 압둘라이와예와 같은 정치권자들의 배 채우기에 불과하다며 최근 아프리카의 원조를 멈추어야 한다는 소리가 커져 나오고 있다. 또한 해외봉사를 나가는 사람들 중에 착각하기 쉬운 것이 그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실은 그들은 너무나 잘 살아가고 있고 진정 필요한 부분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며 별 쓸데없는 도움을 받으며 정말 필요한 것을 받기 위해 기다림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어떤 액션을 필요로 하는지를 잘 귀 기울이고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데 우리가 이미 살고 있는 세상이 완벽하여 그들의 삶을 미지 한 삶으로 인지하여 다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언제나 교육혁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나는 이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스스로 사고하고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게 하는 기초교육이 탄탄해야 그 나라의 정치 또한 반듯해져 가는 것이다. 6개월 뒤면 코트디부아르에서도 대선이 펼쳐질 예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시 내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도 하고 큰 아픔을 한번 겪었기에 그 정도로 심각한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거란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우리는 총선을 앞두고 있다. 부디 상대 후보를 꺼내려 나를 향한 표에 대한 가치를 내세우기보다 스스로에 대한 가치를 내세워 표를 얻는 현명한 정치권자들이 많이 등장했으면 좋겠다.  아프리카의 정치권에 대해 이해하기에 너무 좋은 영화였으며 이 영화와 더불어 The edge of Democracy라는 브라질의 정치판 싸움 다큐와 함께 보면 같은 맥락으로써 이해하기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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