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를 보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우리 할머니 칠순잔치 때였나, 내가 열두어 살쯤이었던 것 같다. 어떤 선물을 드릴까 곰곰이 생각해보다 저축해둔 돈을 뽑아 장미가 만개한 커다란 꽃바구니를 사 갔었다. 할아버지께선 우리 아빠가 아주 쪼그만 할 때 돌아가셨고 시골사람이라 이런 꽃다발을 받을 일이 없지 않았을까 했던 어린 맘에 든 생각이었다. 역시나 할머니는 그런 꽃을 처음 받아보셨다며 너무 좋아하셨다. 칠순잔치를 마치고 수년 동안 치매로 고생하다가 돌아가신 할머니. 마지막까지 너무 고생스러운 삶을 살다가 돌아가셔서 마음이 참 좋지 않다. 외할머니께선 너무나 일찍 돌아가셔서 미리 이런 선물 한번 왜 해드리지 못했나 하는 마음에 속상하기만 하다. 부디 지금 계신 세상에선 두 분 다 평온하고 안락한 삶을 향유하고 계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