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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ther Jo Jan 18. 2021

#3 출국스토리 그리고 델타 158편

한국 - 디트로이트 경유 - 보스턴 - 앰허스트

2021. 1. 13 (수)


며칠 전 가장 중요한 코로나 PCR 검사를 하러 순천향대 병원에 다녀왔다. 접수비 + 검사비 + 서류비를 합쳐서 약 14만원 정도 나온 것 같다. 현대해운에 짐도 보냈고 캐리어도 잘 준비했고 가족들과 가족사진도 찍으면서 여유롭게(?) 나갈 준비를 마쳤다.


이제는 출국을 하루 앞두고 있는데. 막판에 캐리어 23키로 맞추느라 꽤나 고생을 했다. (물론 우리언니가 ㅋㅋㅋ) 다행히 출국날 무게를 재어보니 21키로가 나와서 문제없이 패스를 할 수 있었다. 캐리어 안에 전기장판을 넣은 것이 진짜 신의 한 수 였던 것 같다.




2021. 1. 14 (목)


드디어 출국하는 날! 지난번 집구하기 포스팅을 이어 설명을 해보자면 일단 아주 만족스러운 집을 구했다! 지난 며칠동안 정말 바쁘게 집을 알아보고 서류를 준비하느라 글을 전혀 못썼는데, 결론적으로 좋은 집주인을 만났고 계약까지 모두 마쳤다. 계약과정이 매우 디테일 했는데, 그 과정에 대해서는 첫 월세는 내는 날 (1월 31일)에 포스팅하도록 하겠다.


하지만 아직 모든 문제가 해결이 되진 않았다. 나의 입주 날짜 조건이 2월 1일이었기 때문에, 매추에 도착하는 14일부터 2월 1일까지 (약 18일)동안 머물 수 있는 곳을 찾아야만 했다. 출국 이틀전부터 미친듯이 에어비엔비를 알아봤는데 정말 쉽지가 않았다. (탁! 안심할 수 있는 그런 마음 놓이는 곳이 없었달까...) 호텔은 2주 머무는데 200만원이 넘... 밥도 못해먹고 18일동안 룸서비스만 시키라고(?) 말도 안되기 때문에 패스를 했다.


계속해서 에어비앤비를 알아봤지만 뭔가 탐탁치 않는 상태였다. 원래는 한 세네곳 정도 남아 있었는데... 날짜가 다가 올수록 예약이 다 차버리곤 한 곳 밖에 남지 않았다. 마음이 점점 조급해졌고 일단 거기라도 예약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왜이렇게 마음이 안가는지, (남은 한 곳 같은 경우에는, 슈퍼호스트도 아니었고, 다른 사람과 주방이랑 거실을 공유해야했다... 위험한 일이 생길 수도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교수님의 배려로, 만약 끝내 집을 찾지 못한다면 교수님 집에서 머무르기로 했지만 번거롭게 해드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Plan B를 찾아야만 했다.


출국 이틀전날, 정말 말도 안되게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교수님께서 트럼펫 학생의 친구가 개강 전까지 집을 비워놓기 때문에 그곳에 머물 수 있게 해줬다는 소식을 받았다! 그런데 더 대박인 것은 그날 동시에 주인아주머니인 사라에게 연락이 왔다. 내 방에 머물던 학생이 13일까지 방을 비워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헐?). 만약 13일에 방이 비워지면, 청소를 하고 정리할 며칠 정도만 외부에 있어주면 된다고 하셨다! 정말 기적같은 일이!!! 포스팅에 따로 쓸 수는 없는 이야기이지만, 정말 요 며칠동안은 말도 안되는 기적같은 일이 연속적으로 일어났다. 돈도 돈이고 상황도 상황이고... 모든 것에 진심으로 감사했다. 아무튼!결국 출국 7시간 전에 모든 상황 be clear 되었고 reseved Mrriott 호텔 3박을 예약을 했다. "나에게 드디어 집이 생겼다!"


출국 4시간 전.


엄마랑 언니랑 기도하면서 눈물 콧물 범벅으로 흘렸다. 간다 간다 말만했던 그 이상이 현실이 되는 감격과 어쩔 수 없이 이별이라는 서운함을 맞이해야 하는 순간. 나는 우리 가족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그들은 나의 어떤 선택이라도 전적으로 믿고 지원을 해준다. 훼방을 놓거나 의심을 하거나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는다. 그저 내가 느끼는 감정을 함께 느끼면서 기뻐해준다. 나의 용기의 원천은 바로 가족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활기차게 집을 떠났다. 타다를 타고 50분 정도 걸려서 2터미널에 도착했다. 6시 20분쯤 짐을 부치고, 유심을 찾고, 은행에서 돈부치고... 오빠랑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먹고 헤어졌다. 수속을 다 밟고 면세장에 들려서 오빠가 사준 선글라스도 챙기고 바로 게이트 앞으로 갔다. 출국시 필수템이나 기내 꿀팁 같은 정보들은 영상에 잔잔하게 담겨있으니, 유튜브에서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 같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59bSRg47tz6xwex4_KL4JQ


진짜 중요한건 지금부터다. 안전하게 도착하기 까지 긴 여정을 혼자 해내려면 집중을 해야했기 때문이다. 내가 예약한 비행기는 델타항공 153편. 작년 10월쯤에 미리 구입을 해두었고 85만 9500원으로 1회 경유하는 비행기표를 샀다. 유학을 가는 짐을 들고 경유를 한다고(?) 놀라실 수도 있으시겠지만, 두차례 미국 여행 덕분에루트가 조금은 익숙해진 상태였고, 처음 미국 여행을 갔을 때 국내선 경유랑 야간버스까지 타본 짬밥으로 용감하게 경유를 선택했다. - 그나저나 경유 참 마음에 들었다. 물론 지치고 힘든건 당연하지만... 비행기표가 50만원 이상 세이브가 되는데 이정도면 베리 나이스 아닌가 생각이 든다.


13시간 비행을 모두 마치고 디트로이트에서 내렸다. 비행기에서 내리고 나면 바로 입국 심사대로 연결이 된다. 디트로이트 입국심사가 매우 어마어마 하다는 썰을 읽었는데, 별다른 문제없이 패스했다. 아무래도 나는 유학비자가 있고 악기도 들고 있어서 그런가 감사하게 휙 패스했다. 그대로 나오면 짐을 찾을 수 있는데, 내가 찾은 짐을 바로 끌고 길을 따라가면 다시 짐을 부치는 곳이 나온다. 이때, 가지고 있는 물이나 음료수 같은걸 다시 캐리어에 넣어야한다. 경유이지만 어쨌든 다른 공항으로 넘어가는거라서 액체는 다 버려야한다. 나는 캐리어에 테이프를 칭칭 감아놔서 물을 넣을 수가 없었다. 옥수수 수염차 1개는 그자리에서 마셔버리고 커피는 통째로 버렸다. 외투, 가방, 악기, 짐... 모두 검사를 받고 나면 진짜 디트로이트 공항이다! 인천 공항처럼 식당이랑 면세가 적당히 있고 쭉 게이트가 있는데 공항이 매우 넓고 깨끗했다.


바로 나오자마자 일리가 보였다. 출국 하기 전 디트로이트 경유에 대해 찾다가 어떤 분이 일리에서 커피 한 잔 마셨다는 이야기를 읽었는데... 일리가 보이니 피식 웃음이 나고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보력은 섬세해! 라고 생각하면서 지나갔다. 일단 경유가 5시간이지만 내가 탈 게이트를 미리 확인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A55 게이트를 찾아갔다. 식당가랑 멀어졌지만 혼자 있는 상황이니만큼 더 철저하고 진중하게 일처리를 해야한다. 게이트 넘버 확인하고 가족들이랑 안부통화를 마치고 밥을 먹으러 갔다. 국물을 마시고 싶어서 차이니즈 식당을 찾아봤지만 없었고 다행히 일식 음식 파는 곳이 있었다

스파이시 우동을 시켰는데 가격이 2만원; 아니 진짜 실화냐? ㅋㅋㅋㅋ 그래도 지금 아니면 국물을 언제 마시게 될 지 모르니 그냥 시켰다. 맛이라도 좋기를 바라며 ^^ 하지만... 난생 처음 제육볶음을 우동에 올려주는 밍밍한 우동은 처음 먹어본다 ㅋㅋㅋㅋㅋ 맛이 없진 않았는데 있지도 않았던.... 암튼 다 먹긴 했다 ㅋㅋㅋㅋ

물이랑 커피를 사고 앉아서 영상편집하면서 비행기를 기다렸다. 핸드폰 정지도 하고 유심도 우버로 앰허스트 가는길 체크도 하고. 그러다보니 금세 5시간이 지나서 보딩을 했다. 아까 오면서 보다가 못본 기생충도 마저 보고 나니까 또 금세 보스턴에 도착했다. 내려서 다른 입국심사는 없었다. 디트로이트에서 했기 때문인 것 같다. 한 층 아래로 내려가서 짐을 찾고 우버를 타는 장소가 있는대 화살표 따라서 계속 계속 가다보면 우버를 탈 수 있는 곳으로 안내가 된다. 거기서 우버를 부르고 좋은 기사님을 만나서 안전하게 호텔 앞까지 도착했다.

사실 우버도 많이 걱정을 했다. 혹시 납치 당하면 어쩔지... 나쁜 일이 생기진 않을지... 그래도 그나마 일반 택시보다는 카카오택시가 안전한거 처럼 앰허스트까지 들어가는 다른 안전한 방도가 없었다. 다행히 정말 좋은 기사님을 만났다. 그리스 분이신데 말이 좀 많으시긴 했지만 덕분에 졸음을 참으면서 도착했다. 나보고 "너는 여기에 마스터를 하러 온거니까, 재밌게 놀고 친구도 사귀고 많은 경험을 하지만, 너의 목표는 마스터라는걸 절대 잊지마"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덕분에 정말 감사하게 내가 미국에 온 목적을 상기할 수 있었다.

모든게 일사천리로 마무리가 되었고 안전과 보호하심 속에 호텔까지 들어왔다. 출국 전부터 앰허스트에 도착하기까지 정말 긴 여정을 아픈 곳 하나 없이, 다친 곳 하나 없이 무사히 올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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