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하게 독서하기
매일 매일하다가 1년뒤에 그만두는 것과, 드문 드문하는데 평생을 하는 것중에 과연, 무엇이 "꾸준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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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런 질문을 던질 때면, 아니, 이런 편향적인 질문을 던질 때면, 우리언니는 항상 이렇게 답을 해준다.
-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둘 다 꾸준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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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 읽는게 참 좋다. 먼 옛날의 가르침이든, 이른 과거의 지혜이든, 그들이 글자로까지 남겨서 후세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메세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 즐겁다. 천재들의 창의성, 이름을 남긴 이들의 인생사, 나를 가꿀 수 있는 성찰, 미치도록 놀라운 과학의 예견... 이 모든 것들을 알아낼 수 있고, 들여다볼 수 있다면, 그것들을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다면 이처럼 좋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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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으려고 한다. 그동안 못읽고, 안읽혔던 어려운 책들까지 '꾸준하게' 읽고 싶다는 좋은 욕심이 생겼다.
-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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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간이 갖는 모든 생각들은 자신의 경험에서부터 나오고, 그로부터 도출된 생각만이 나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가 됨으로, 잇따른 ‘자극' 없이는 다른 세계를 인지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 유일한 '자극'은 배움, 즉 경험이라고 생각하며, 강도가 세지면 세질수록 강렬한 '자극'을 경험하기 때문에, 그때야말로, 다른 세계를 받아드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 쉽게말해, 노출이 강렬하고 인상이 깊게 남기는 여행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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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경험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것이 배움이고, 바로, 그것이 다양한 종류의 책읽기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내가 원하는 예술의 방향성이 인문학책을 통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지식을 채우는 욕구도 매우 커진 것 같다. 그래서 더 많은 '작품'들을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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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책과 관련된 *버킷리스트가 있다.
* 아무것도 안하고 읽고 싶은 책들을 다 사서 질릴 때까지 책만 읽어보는거
나는 이 버킷리스트를,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생겼을 때 가능할거라고 생각해왔다. 몇 살쯤 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여하튼 지금은 아니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건 완전히 비겁한 핑계였다! "연습을 해야해서, 연주를 해야해서, 레슨때문에, 바빠서, 일해야하니까, 피곤하잖아..." 왕창 게으른 허세뿐이었다.
내 인생에 우선순위가 아니었던 것을,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미뤄두었을 뿐이이다. 이건 그저 그만큼 좋아한게 아니었다는 말 밖에 되지가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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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올해는 아예 읽고 싶은 책 리스트를 적어, 조금씩이라도 계속해서 책을 읽고 있다.
1.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2. 사피언스
3. 멋진 신세계
4. 신곡
5. 달과 6펜스
6.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7. 타이탄의 도구들
8.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9. 데미안
10. 딥워크
11. 울트라러닝
12. 벤자민 프랭클린 자서전
13. 미라클모닝
14. 더 해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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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 앞장에 리스트를 만들어놓고 완독한 순서대로 크로스아웃을 시키고 있다. 혹여나 서점을 가거나, 티비프로그램을 보면서, 읽고 싶은 책이 생기면 ('책 읽어드립니다', 유튜버 '겨울서점' 좋아합니다) 넘버링을 달아 앞으로도 읽고 싶은 책들을 계속해서 업데이트 시켜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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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게 좋으면 책읽는 습관을 가진 것이고, 책읽는 습관을 들여서 책이 좋아지면 그것도 책읽는 습관일테니 어쨌거나 현재는 좋아하는걸 습관까지 들여보자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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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eBook으로 책을 많이 읽고 있다. 종이책이 주는 감성과 분위기가 있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편리성, 휴대성, 가성비를 많이 따지게 되는 것 같다. 크레마 사운드를 가지고 있는데, 자주 들고 다니는건 어쩔 수 없이 아이패드이다. 밑줄도 빠르고 메모도 쉽고 손이 많이 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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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에서 말했듯이, 다양한 책을 읽는 것이 올해 목표이다. 한 분야만 읽는 것이 아니라, 문학작품, 인문학, 경제, 과학, 에세이, 소설, 자기계발서 등 다양한 책을 읽기! "목표권수"를 달성보단, "누적권수"가 궁금하다. 올해 연말에는 2020년의 독서 결산을 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