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sther Jo Sep 07. 2020

하루를 알차게 사는 법

하루계획표 짜는 방법과 자세

다시 악기를 불 수 있게 되었다. 말그대로, 진짜 나의 삶으로 돌아왔다. 내가 원하는 계획으로 나만의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되었으며, 내가 선택한 시간들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드디어 '평범'하고도 '일상'적인 내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너무 너무 행복하다. (학부 졸업을 마치고 바로 들어간 유학 준비. 그로부터 1년, 진짜 모든 것이 다 끝난 뒤에 맞이하는 이 자유와 해방감은! 이로 말 할 수 없다 ㅠㅠㅠ)


이러한 자유함 속에서 나의 하루는 거의 매일 비슷하지만, (거리두기 2.5단계가 안생겼다면 달랐을 수도 있겠지만) 매일 색다르고 뿌듯한 하루를 보내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 그리고 오늘은 그 방법을 공유하고 싶다.


"무엇인가 한번 빠지면 나도 모르게 질릴 때 까지 하는 습성이 있다. 그게 먹는 것이든, 행동하는 것이든 말이다. 그러한 습성이 좋은건지, 안좋은건지는 모르는 일이다. 가끔은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가끔은 나쁜 결과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건, 어떤 태도로 그 '일'을 바라보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1. 조금씩 + 여러번


이 방법은 공부가 아니라 악기 연습을 할 때 당연히 사용할 수 있는 버전이다. (악기는 질리기보다는 힘들어지는 경우가 태반이지만 아무튼) 첫번째 방법, '조금씩 + 여러번'을 영어공부로 예를 들어보겠다. 그동안 토플 공부를 하면서 '질릴' 공부는 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책임을 져야하는 일이 있다면 질리고 안질리고를 떠나 무조건 버텨냈겠지만, 책임이 떠난 상태. 즉 합격이 된 이 상태에서는 오롯이 나의 의지와 선택의 여부로만 이 상태를 이어가야한다. 그래서, 단연코, 가장 중요한 중심은 밸런스이다.

나의 순간집중력은 최대 1시간 30분 정도이다. 중요한 숙제를 할 때는 2시간 반도 가봤지만 일반적으로는 60-90분 정도이다. 그럼 90분은 최대한 온집중을 다해 해야하는 공부에 머리를 쓴다. 그다음 무조건 쉰다. 무조건! 머리가 쉬어질 때 까지 기다렸다가, 집중할 수 있는 때가 온다면 또 다시 순간집중력을 발휘해서 공부를 한다. 이렇게 '끊어' 공부를 하면서 당연히 3시간을 앉아서 공부를 하는 것보다 진도를 적게 나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번에 3시간을 공부하는 것보다, 두번으로 나눠서 공부를 할 때 오히려 내가 생각했던 양보다 더 많은 공부를 할 수 있게 된다. 심지어 더 좋은 컨디션으로 말이다.

그래서 주로 끊어공부하는 방법으로 오전에는 단어공부와 원서공부를 하고, 오후나 저녁쯤에 쉐도잉을 한다. 다음날이 되면, 지난 날들에 했던 것들을 순차적으로 복습을 하며 그날의 공부를 더하고, 역시나 집중이 흐트러진다는 기분이 들면 과감하게 다른 일들을 한다.


2. 느슨하게


앞에서 한 이야기를 그대로 이어오겠다. 순간집중력이 흐트러진다면, 과감하게 '다른' 일을 해야한다. 그런데 만약 '다른' 해야할 일이 없다면?

그래서 나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양치를 한 뒤에 (잠을 깨우고), to do list를 만든다. 그날 내가 해야하는 일들을 시간(time) 과 순서(procedure) 상관없이 모두 적는다. 물론 순서(list)의 나열을 위해서는 1,2,3,4,... 라고 적기는 하지만 이것이 순차의 목록은 아니다. 적어둔 일을 했다면 밑 줄을 그어 완료상태를 시각화하고, 다음 일이 무언인지 나의 하루의 방향성을 잃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앞서서 한가지 일에 대한 흥미나 집중력을 잃어을 때, 다른 일로 쉽고 빠르게 넘어갈 수 있다. 시간낭비도 없고, 심지어 '자유시간'이 늘어난다. 자유시간은 곧 하루의 만족도를 '플러스 알파' 시켜주는 '시간'임으로 확보가 많으면 많을 수록 좋아진다.

누군가 반문 할 수도 있겠다. "To do list는 하루를 더 옥죄이는 듯한 기분이 드는데요?'" 나의 답은 여기에 있다. <느슨하게>. 나의 투두리스트는 거의 '당연한 일'부터 '꼭 해야하는 일'까지 모두 적는 용도로 사용된다. 그리고 순서가 없다. 이말은, 나의 하루의 흐름대로 유동적으로 스케쥴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이다. 제 시간에 탁탁 해야하는 그런 시간표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대로 이끌고 갈 수 있는 no time plan이다.


3. 움직임을 만들기 


위에서 만들었던 하루 일과표는 허송세월할 '뻔' 했던 (sns를 보거나 하염없이 tv 편성표만 돌리는 듯한) 일들을 현저하게 줄여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잘 살았다는 느낌을 주는 하루의 라인, 시퀀스를 만들어준다. 만약 이렇게 오늘 하루의 리스트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택배(꼭 해야하는 일)

운동(선택사항)

장보기(당연한 일)

나는 당연한 일부터 꼭 해야하는 일까지 모든 일들을 메모지 한 장에 모두 적어둔다. 그리고 난 뒤, 가만히 생각한다. '운동을 하러 나갔다가 택배를 보내고 장을 보면서 돌아오면 한번에 세가지 일을 할 수 있겠구나. '그리고 행동한다. 이렇게 내가 해야하는 일들을 연속적으로 해내고 나면 크로스아웃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기도 하고, 효과적으로 처리했다는 그 기분이 이로 말할 수 없이 나를 높여준다. 마치 "나는 내가 할 일을 모두 끝냈고, 자기계발도 했고, 시간도 아꼈잖아!"라고 말이다. 이는 나 자신을 더욱 뿌듯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나머지 일들까지도 열렬하게 하고 싶은 긍정적인 충동을 만들어준다.

4. 만족감 높이기


앞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자유시간"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아진다. 이것은 하루를 즐겁게 보내는 마지막 히든카드와 같은 부분인데. 만약 내가 연속적으로 나의 할 일을 모두 끝냈다면, 나의 방향성은 길을 잃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가 불안해질까?

절대 아니다. 우리는 그날의 "책임"을 다했기 때문에 방향을 잃은게 아니라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느낌을 가질 것이다. 이것은 자발적으로 만든 하루의 퀘스트를 모두 완료했다는 안도감에서부터 오는 감정일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더더욱 이 낭만적인 밤을 즐길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 것이다. 바로 와인 한 잔과 넷플릭스를 그 어떤 죄책감없이 온전히 누릴 수 있는 행복의 시간을 갖을 수 있게 된다.

나의 삶이 이렇다. 나의 요즘의 삶이, 내가 해야하는 하루의 책임을 다하고 자유 속에서 행복 한 잔과 함께 잠을 청한다. 누군가의 압력도 아닌, 책임을 져야하는 의무도 아닌 나의 욕구와 소망들을 위해 사는 나의 하루는 이렇게 흘러간다.


'요즘 시국'에 사실 행복과 웃음은 잃어버린 직 오래이고, 예전에는 몰랐던 '소소했던' 일들 마저 지금은 상상할 수 없이 큰 행복처럼 느껴진다. 그런 요즘을 사는 우리들에게 '하루'가 어쩌면 무의미한 '시간'으로 유유히 흘러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나의 하루를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 나의 하루를 아주 유의미하게 알차게 살아가고 싶다 :)


작가의 이전글 책 읽는 습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