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를 사랑하는 것은 곧 나를 사랑하는 것
나는 여지껏 취미를 외부적인 활동으로 결부시켜왔다. 줄 곧 “활발한 활동”들에 대해서만 취미를 국한 시켜온 것이다. 예를들면 기술적인 요소가 있는 것이나 돈을 써서 배우는 것들... 그래서였을까, 취미는 언제나 선택하기 어려운 것이었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참으로 답하기 불편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나에겐 ‘취미’란 없었다.
언젠가 “취미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꽤나 뜸을 들이고 망설였다. 그리고 “영화보는거요” 라고 애써 답하지만, 이 답은 오류를 범한듯 '정답'에 가까울 수가 없다. 그리고 나의 답은 미세한 감정으로 나 스스로를 불편하고 어색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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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는 나는 현재 확실히 나의 취미를 알고 있다. 그리고 블로그를 시작할 당시부터 이게 내 취미가 될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이게 나를 즐겁게 만든다. 꾸준하게 글을 쓰지 못했던 이유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 불편함들을 깨버렸고, 나의 즐거움을 위해서만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그런 취미가 되었다.
오늘 쓰는 이 글은 "나 취미 있어요"를 마치 자랑하듯 쓰는 글이 아니다. 이제껏 내가, 나의 취미를 ‘왜 어려워했는지’를 많은 분들께 공유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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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듯이 나는 나의 취미에 대한 소개를 자랑하듯 하지 못하고, 취미를 취미라 구별하지 못했었다. 일단, 꾸준하지 못하는 나의 모습에 취미라고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이 없어서였다. 나는 글을 몰아쓰다가도 몇개월동안 방치시킬 때도 있었다. 꾸준하고 지속적이지 않는걸 취미라고 말할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중간에 텀이 있더라도 내가 평생 해오는 나의 즐거움이 글쓰기라면 이것이 취미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라는 생각이 든다.
둘째, 소위 ‘간지’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일 수도 있다. 가령, 운동이나 예술을 배우는 일을 취미라고 한다면 모두가 동감하고 멋지다고 말을 한다. 하지만 글을 쓰는게 취미라고 하면 뭔가 취미라고 말하기에 멋지지 않다고 생각했는거 같다. 하지만 이거야 말로 진짜 멋진 취미 아닌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나의 문장들로 채워나갈 수 있는 것. 백지에, 모니터에 한글자, 한문장, 한문단으로 내가 생각하는 것들은 글자로 표현해 낼 수 있다는 것. 게다가 이건 심지어 돈이 들지도 않는다는 것까지 말이다!
그래서 셋째, 내가 나의 취미를 충분히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나의 취미 그 자체에 충분히 만족하고 사랑했다면 언제나 내 취미를 "취미"로 계속 즐기고 있었을터이다. 타인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를 걱정하지 않았을테니 말이다. 나는 글을 쓰는데 어느정도 완성에 대한 강박이 있었다. 이건 매우 큰 문제였고 내가 나의 취미를 사랑하지 못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대체로 ‘완성도’ 있게 해야,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늘 있었다. 이것이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큰 어려움이었던 것 같다. 마치 취미일지언정, 내가 ‘잘’해야지 그걸 취미라고도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일까 이제껏 존재했던 나의 취미들을 취미로 인정하지 못했던 것 같다. ‘잘’써야한다는 강박에 수정하고 또 수정하며 글을 쓰다보니, 한번 글을 쓰고 나면 진이 빠졌다. 다음에는 어디에서 영감을 받아서 어떤 글을 써야지 라는 마음보다는 하나 해냈으니 일단 쉬자라는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얼마나 잘보이고 싶어 애를 쓴 것인가. 도대체 누구에게? 그리고 왜?
그러다보니 텀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렇게 첫번째 문제를 또 반복하며 돌고 돌고 맴돌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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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내가 즐거움을 얻기 위해 하는 일이며, 어느 누구도 나의 즐거움을 평가하거나 판단의 궤도에 올려 도마를 치지 않는다. 이 간단하지만 통쾌한 진리를 깨닫는데 아마 5년정도 걸린 것 같다.
나의 취미는 글을 쓰는 일이다. 나의 취미를 누군가와 함께 즐길 수 있다면 그것 큰 축복일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함께 즐기지 못하더라도 나 자신의 즐거움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그저 나만의 황홀한 시간을 즐기면 되는 것이다. 이 시간은 나만의 시간으로 완벽히 즐겨지고 있으며, 내가 조금 더 소중한 사람이 되는 듯 나를 가득채워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어디선가 나처럼 자신의 개인적인 취미를 충분히 사랑하지 못하신 있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그 분들께 이런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다. 당신의 취미는 당신이란 사람에게 당신이란 사람을 위해서 분 꼭 필요하고 적합한 시간일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