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29일, 나는 공식적으로 고졸이 되었다.
한국 사회에서는, 아니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는 자퇴라는 단어는 나에게 좋게 다가오는 단어는 아니었다. 자퇴라는 단어의 뜻을 찾아보자. '스스로 물러남'. 자신이 무언가를 뒤로 물러난다는 뜻을 갖고 있는데, 사퇴라는 말은 어떤 직장이나 직책에서 물러나는 느낌이 들지만 자퇴는 학교를 그만둔다는 말로 사용이 많이 되는 것 같다. 학창 시절에는 누군가 자퇴를 한다고 하면 좋게 보이진 않았던 것 같다. 그들의 길을 응원해주지 못할 망정 학교라는 사회를 적응하지 못해 떠나는 사람처럼 보였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그리고 나는 자퇴를 하게 되었다. 2021년 3월 29일. 내가 처음으로 자퇴서를 쓰고 자퇴를 한 날이다. 졸업학년인 나는 수업을 4주 동안 받고 극심한 스트레스와 고민을 동시에 하였다. 고민을 하는 도중에 본 학칙에는 '수업일수 30일 이내 자퇴 시 5분의 6 환불'이라는 말을 듣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바로 자퇴를 선택했던 것 같다. 왜냐면 며칠 차이로 돈을 더 받지 못하는 것은 나에게 억울할 것 같다는 생각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신청을 했다.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비대면으로 신청이 가능하였지만, 교수님의 면담과 교무처의 마지막 칭찬을 듣고 나서야 자퇴를 할 수 있었다. 학교 측은 성적도 좋고 졸업을 하고 편입을 하면 되지 않냐 라는 반응이었지만, 도저히 학업을 진행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되지 않은 것 같아서 그만두겠다고 하였다. 좋아하는 것을 해야지 싫어하는 것을 하며 내 자신을 깎아 먹으며 사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수업을 같이 듣는 친구들과 교수님에게 연락을 돌렸다. 누구는 왜 자퇴를 하냐면서 나를 엄청나게 증오하는 친구도 있었는데 대부분 걱정을 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아픈 건 아니라고 했지만, 사실 마음이 아프다고 이야기하기도 조금은 민망했고 나 자신에게도 이러한 상황은 처음이기에 나중에 알려주겠다고만 이야기했다. 그리고 교수님들에게도 정중하게 수업에 참여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니 부디 안 좋은 일만은 아니길 바란다고 하며 응원해주셨는데 그에 보답하는 사람이 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학교와는 거리를 두고 지내고 있다. 그리고 이제 뭘 해야 할지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이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