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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영훈 Mar 26. 2023

사이먼&카너먼;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심리학자들-안서원

동해선에서 읽은 책 34

페이스북에서 작년 이맘때 읽었다고 알려준 책이다.

재작년 오늘엔 이런 글을 남겼더라.


메모 - 20210326

카피라이터의 얇고 넓은 잡식에 대해...

"광고를 전공했다는 건 아무것도 공부하지 않았거나 세상 궁금한 모든 걸 공부했거나 둘 중 하나다."


동해선, 가벼운 책, 네 번째다.

"사이먼은 심지어 어떤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5만 단위의(chunks)의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정보에 대한 지식 구조를 이 정도로 세우기 위해서는 10여 년 정도가 걸린다고 말한다.", P.77


대학원 시절, 소비자 심리를 전공하는 심리학과 학생들과 함께...

이 책에 나온 이론들을 공부한 적이 있다. 이런 객기를 부린 것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건 엄청 두꺼운, 제본된 책에 들어 있었던 것이 저 학자들이 쓴 영어 논문들이었다는 것. 그때는 저 양반들과 트버스키가 얼마나 대단한 학자인지도 모르고 얼떨결에 함께 공부했다.


덕분에 내 경제학에 대한 관심사는 행동경제학으로 번졌다.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다. 경제학을 공부하지 않아도 알 수 있고, 특히 광고를 전공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어야 할 믿음이자 상식이다. 인간이 전적으로 합리적이라면 아이폰과 애플은 망했어야 한다. 물론, 당연히, 디자이너들이 쓰던 그 불편한 컴퓨터인 맥도 시장에서 사라졌어야 했고... 다루기 힘든 스포츠카와 덩치 큰 루비콘과 쓸데없는 인테리어로 가득한 카페와 바다로 터무니없이 큰 창을 낸 카페도 문 닫아야만 한다. 커피 맛으로만 카페를 평가한다면 말이다.


기저율, 휴리스틱, 경험, 저관여/고관여, 심리적 회계....

이런 단어들은 학부에서 대학원 시절까지, 현업 시절까지 꾸준히 따라다닌 단어다. 어제도 미팅할 때 위험 회피라는 단어를 썼으니까. 어찌 됐든 객관적인 가치라는 말은 신화에 불과할지 모른다. 우리는 어찌 됐든 불확실한 상황, 제한된 시간, 한정된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하니 말이다. 심지여 연애, 결혼, 출산, 육아, 취업 등 인생의 중요한 결정에서도 말이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먹고 산다.

점장이, 카페, 웨딩 업체, 그리고 나 같은 카피라이터까지... 인간의 그 불안정성 때문에 오히려 인간이 인간다움을 획득하는지도 모른다. 죽음에 대한 객관적 평가 없이 전쟁에 뛰어들거나 누구를 구하거나 하니 말이다. 물론 덕분에 도박도 하고, 불륜도 저지르고...


이 책은 그렇게 힘들게 읽고 공부했던 이론을 너무나 쉽고 간명하게 설명한다.

이 시리즈를 기획한 편집자가 작가 고르는 안목이 뛰어나다는 건 인정해줘야 한다. 저자 이름으로 책을 검색했더니 대체로 학술서적이고 공저가 많다. 안타깝다. 좋은 편집자를 만나 어려운 걸 쉽게 쓰는 재주를 더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게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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